제155화 강시가 또 사람을 문다
독고용재의 안색이 삽시에 굳어졌다.
“무슨 일이냐.”
호위가 다급히 엎드려 아뢰었다.
“자세한 연유는 알 수 없습니다. 이영 대인이 댁에 막 들어오시더니 곧장 쓰러지셨습니다. 저희가 급히 부축하여 하의원께 모셔왔습니다.”
하지연은 이제 왕부에서 상시 머무는 의원과 다름없었다. 그가 있는 동안 불편한 이가 있으면 모두 그녀를 찾았다.
“곁방으로 옮겨라.”
독고용재가 창백해진 이영의 얼굴을 보며 단호히 명했다.
박청민도 달려와, 방금 전까지 들고 있던 비를 문간에 던져두고 함께 부축했다.
하지연은 약상자를 가지러 뛰쳐나가려 했으나, 독고용재가 손을 뻗어 막았다. 곧 문가에 선 하인을 불러 세웠다.
“하의원 약상자, 어서 가져오라.”
“예.”
하인은 지체 없이 달려 나갔다.
이영은 곁방에 눕혀졌다. 아직 완전히 의식을 잃은 것은 아니었으나 눈은 힘겹게 떠 있었고 호흡은 거칠게 흔들렸다.
하지연은 맥을 짚으며 조심스레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이영은 눈을 감은 채 힘겹게 내뱉었다.
“어지러워...”
“어지럽다니, 무엇을 먹은 것이냐.”
독고용재의 첫 의심은 독이었다.
실제로 그의 안색은 중독을 의심케 했다.
이영이 소매를 걷자, 손목에 이빨 자국 두 줄이 선명했다. 그 위에는 푸른 즙과 잘게 씹힌 약초가 바른 듯 묻어 있었다.
박청민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짐승에게 물린 것입니까?”
“사람입니다.”
이영의 시선은 이미 흐려졌다.
“사람이 물었습니다.”
하지연은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 급히 그의 입을 벌리자, 안쪽엔 푸른 즙과 돌가루가 묻어 있었다. 그녀는 곧장 지시했다.
“굵은 소금물 한 대야 떠오고, 녹두탕을 끓이십시오.”
독고용재의 눈매가 한층 어두워졌다.
“정녕 독에 당한 것이냐.”
“맞습니다.”
하지연은 침포를 펴 들고 유문과 상완에 침을 놓아 곧바로 토하게 했다.
박청민이 다급히 물었다.
“그 자가 독을 품고 있었다는 말입니까?”
“상처로 보아 직접 묻은 독은 아닙니다. 삼킨 것입니다.”
하지연은 침을 거두고 다시 복통곡과 중완에 침을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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