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1화 여색을 탐하는 자
길일은 오시로 잡혔으며 그 말인즉 오시가 되면 꽃가마가 대문 앞에 멈춘다는 뜻이었다.
하지연은 오시 전에 이미 정승댁으로 돌아왔으며 진유정이 달려와 맞았다.
“아까 낭자가 안 보여서 찾았더니 소희가 부인을 친정으로 모셔다드렸다기에 알게 되었습니다. 서문소연은 진짜 재수 없는 년입니다. 띠가 상충이라니. 상충이면 첩으로 들어오는 쪽이 날짜를 다시 잡고 들어와야지 정실이 그걸 피해주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머릿속에 오물만 가득 들어있나 봅니다.”
하지연이 진유정을 훑어보니 평상복이 아닌 달빛 색 허리잡이 주름 비단치마에 넓은 소매, 그리고 맞깃에 조그만 해당화를 수놓은 겉옷을 걸치고 쌍환계를 틀어 올렸다. 웃으면 눈썹이 반달이 되고 보조개가 옴폭 패여 말만 안 꺼내면 영락없이 발랄한 규수였다.
“낭자께서 저의 열두 오라버니를 보고 싶다고 하셨지요? 제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진유정은 기쁜 얼굴로 하지연을 끌고 하지연이 숨 돌릴 틈도 없이 하객들 사이를 헤치고 호숫가로 향했다.
“오라버니들!”
열두 명의 사내가 동시에 돌아보았다.
하지연은 그 자리에서 멍해졌으며 정말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진유정의 열두 오라버니는 하나같이 빼닮은 데다가 같은 색 상의를 입고 있었으며 또래로 보였고 하나같이 준수했다. 대주라는 나라 참으로 미남미녀가 가득한 나라였다.
“지연 낭자!”
열두 명의 진 장군이 일제히 앞으로 나와 하지연을 향해 인사했다.
하지연이 이 열두 명은 어디서든 화제가 되겠구나 생각하며 답례하려는데 귓가에 비꼬는 음성이 들려왔다.
“통째로 들러붙지 그러냐? 눈알이 툭 튀어나오는 건 본인만 모르나 보지? 사내를 처음 본 것도 아닌데 어찌 그리 취해있는 것이냐?”
돌아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기에 하지연은 뺨을 문질러 굳은 미소를 지으며 몸을 낮추었다.
“마마, 언제 오신 겁니까?”
독고용재가 싸늘히 말했다.
“본왕은 내내 여기 있었으나 네가 못 본 것이다.”
열두 명의 진씨 가문 미남들이 일제히 앞으로 나와 인사했다.
“섭정왕 마마!”
“그래, 진씨 가문 애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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