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화 원씨 귀가
옆채의 화재 현장에서 하지연을 본 후 곧바로 신방에 불이 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니 하 정승은 하지연이 방화범이라고 의심했다.
하지만 깊이 헤아려보니 한낱 여인의 힘만으로는 그토록 큰 화재를 일으킬 수가 없었다. 불붙을 상황을 살피고 문을 잠근 후 다시 기름을 끼얹으며 때를 맞춰 불을 지르는 일련의 행동으로 보아 아녀자가 홀로 완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하 정승은 여전히 의심했다. 왜냐하면 큰불 속에서 하지연이 옆채를 빠져나갈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해냈을 뿐만 아니라 양민희까지 데리고 나왔던 것이다.
서문소연의 얼굴이 굳어졌다.
“나리, 왜 지연이를 의심합니까?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불가능해 보이지만 지연이는 옆채의 큰 불길 속에서 살아나왔소. 모두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겼지만 지연이는 해냈소.”
서문소연은 말했다.
“저는 지연이가 빠져나올 수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아마 불이 났을 때 지연이는 이미 작은어머니와 함께 떠났을 겁니다.”
“아니오. 떠나지 않았소. 옥자 아주머니가 줄곧 지켜보고 있었는데 불이 나기 전에 지연이와 둘째 부인, 그리고 하 집사는 확실히 옆채에 있었다고 하오. 게다가 길상모도 증언할 수 있소. 길상모는 지연의 심부름을 받고 물을 버리러 갔기 때문에 화를 면한 것이오.”
“이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제가 신방 쪽에서도 불길이 삽시에 번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연이가 어찌 빠져나올 수 있단 말입니까?”
서문소연은 믿을 수 없었다.
하 정승이 서문소연을 바라보며 입술을 감빨았지만 어떤 말은 그녀 앞에서 말하기에 적절하지 않았다. 그는 아마도 이 딸을 너무 가볍게 봤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능력과 똑똑함은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
‘만약 진영용이 없이 처음부터 나와 원씨만 살았다면 나는 이렇게 똑똑한 딸을 가질 수 있었을까? 처음부터 박대하고 차갑게 굴지 않았다면 나와 사이가 틀어지지도 않았을 텐데.’
그는 후회가 밀려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후회는 그에게 가장 쓸모없는 감정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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