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3화 양민희의 광기
서문 태보가 말을 이었다.
“넷째, 화룡 놀이가 있을 때 수많은 이들이 뒤를 따랐고 진유정이 불에 탈 뻔했다고 했지. 그때 하인들이 많이 있었다고 네가 직접 말했다. 하인들이 있었다면 옆채에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을 터인데 어찌 곧장 들어가 대피하라고 알리지 않았느냐?”
하종수가 나서서 거들었다.
“태보 대인, 당시 많은 하인들이 옆채에 사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불이 갑자기 치솟아 모두가 허둥댔고 행렬을 따르던 이들을 대피시키느라 바빠 잠시 잊은 것도 있을 것입니다.”
서문 태보가 엄하게 쏘아붙였다.
“좋습니다. 행렬을 따르던 하인들은 몰랐다고 칩시다. 허나 그때 소연이 보낸 사람은 내내 지켜보고 있었다고 했지요. 그럼 그자는 왜 알리지 않은 겁니까?”
대부인이 눈살을 찌푸렸다.
“현장은 혼란스러웠습니다. 태보 대인께서 생각하듯 그리 단순한 사안만은 아닙니다. 어찌 그리 성을 내시는 겁니까?”
서문 태보는 대부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맞습니다. 제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을 수 있겠지요. 어쩌면 더 복잡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대부인?”
대부인은 더는 할 말이 없어 침묵했다.
양민희와 하지연의 잔은 아예 치워지지 않았으나 서문 태보는 일부러 말의 덫을 놓아 서문소연의 사람들이 잔을 치웠다고 스스로 인정하게 만든 것이다.
왜 그 잔만 치우고 다른 식기는 그대로 두었느냐는 이 한 가지로도 크게 물고 늘어질 수 있었다.
대부인은 또 부정할 수도 없었기에 자신이 이 일과 엮이지 않고 가능한 한 발을 빼고 싶었다.
오늘 서문 태보가 온 까닭은 양민희의 편을 들어주려는 게 아니라 정말로 사건을 캐려는 것이었다.
서문소연이 곤란에 빠지는 건 그녀의 일이고 대부인은 자신만 엮이지 않으면 충분했다.
게다가 실제로 잔을 치웠든 아니든 서문소연이 인정한 이상 잔을 치웠다는 건 곧 사실이 된다.
반증이 없으면 수사는 그 길을 따라갈 것이다.
서문 태보는 계속 서문소연에게 물었다.
“내가 더 물어야 하겠느냐? 여차하면 둘째 아씨와 태자 전하께서 어찌 상해 사건에 엮였는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