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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안성왕의 생각

하종수의 눈에 불길이 일었다. “저 계집이 내 명성을 더럽히지 않았다면 내가 이 지경까지 했겠느냐?” “네가 그 아이의 인생을 짓밟으려 들지 않았다면, 네가 걸음마다 몰아세우지 않았다면, 그 아이가 너에게 그럴 리가 있느냐? 당장 나가거라. 우리 부부 십칠 년 동안 이런 말투로 너에게 말한 적이 없었지.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십칠 년의 인연으로 충고 하나 하는데 하씨 가문을 위해 덕을 좀 쌓아야 할 것이다. 조상들이 모아둔 복을 더는 닳게 하지 말거라.” 원취옥은 말을 끝내고 양 상궁에게 일렀다. “내가 청하원에서 나가기 전에 정승댁 사람은 아무도 들이지 말거라. 한 발짝이라도 들어오면 소도에게 내쫓게 하여라.” “예!” 양 상궁은 원취옥을 새삼 달리 보면서 하지연을 따르기로 한 선택이 옳았다고 더욱 확신했다. 하지연을 바라보는 하종수의 술기운이 얹힌 눈빛에는 독기와 살의가 서려 있었다. 그는 마음속에 자리 잡은 원망과 증오를 조금도 감추지 않고 하지연을 죽이겠다는 의지를 그대로 내보였다. 하지연은 털끝만큼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명분상 부녀인 두 사람은 결투 전의 원수처럼 서로를 응시하면서 전혀 물러섬이 없었다. 하종수는 결국 아무 말도 없이 원취옥을 깊이 한 번 바라보고 돌아섰다. 돌아서는 순간 하종수의 눈은 한없이 차가웠으며 미련이라곤 한 점도 없었다. 하지연은 돌아서서 원씨를 끌어안으며 자신을 지켜 준 원취옥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했다. 원취옥은 하지연의 등을 가만히 두드리면서 슬픔인지 무엇인지 모를 감정이 배인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좀 더 일찍...” 원취옥이 말을 잇지 않았지만 하지연은 알았다. 그녀가 더 일찍 강하게 나섰다면 친딸은 죽지 않았을 것이다. 원취옥의 마음은 본래 몸과 마음이 다 타버린 상태였다. 물러서는 것도, 참는 것도 아닌, 만사가 허무하여 모든 걸 체념했었다. 허나 그녀는 자신의 딸을 생각지 못했으며 그 점 하나로 평생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원씨와 하종수의 화리. 아니, 그 누구의 원씨도 아닌 원취옥이라고 부르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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