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1화 그가 돌아왔다
독고용재는 하지연이 장인을 불러 뒤뜰 개조를 준비하던 때 돌아왔다.
그는 집으로 곧장 돌아가지 않고 먼지투성이 몸으로 바로 정승댁부터 찾았다.
하지연은 호수 가장자리에서 직접 그린 설계도를 들고 장인들에게 지시하고 있었다.
햇살이 눈부셔 도면으로 해를 가리던 하지연은 회랑을 지나 길게 걸어오는 그 커다란 그림자를 보았다.
독고용재는 진영용이 머무는 아실을 지나 곧장 하지연 앞으로 왔으며 먼 길을 달려온 티가 역력했다.
온몸에는 땀과 피가 섞인 듯한 냄새가 스며 있었고 짙은 갈색의 눈동자는 깊고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굳게 다문 입술에는 피로와 결의가 함께 비쳤다.
“돌아오셨습니까?”
떠난 지 꼬박 열흘 만에 다시 독고용재를 마주하자 하지연은 가슴 한편이 알 수 없이 흔들렸다.
하지연은 스스로 잘생기고, 권세 있고, 돈도 많으니까 흔들리는 것이라고 세뇌했다.
평범한 인간이니 세속의 유혹을 피할 수 없을 뿐이라고.
“본왕이 할 말이 있다. 지금 얘기해도 되겠느냐?”
독고용재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으며 얼마나 고된 길을 달려왔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연은 도면을 흔들며 공사장을 가리켰다.
“좀 바쁩니다.”
“시간이 된다니 다행이구나. 이리로 오너라.”
독고용재는 버드나무가 드리운 곳을 향해 손짓하고는 대답도 기다리지 않은 채 걸어갔다.
하지연은 속으로 혀를 찼다.
‘그래, 잘생기고 권력 있고 돈도 많아도, 저렇게 독단적이면 매력 반감이지.’
“무슨 일입니까?”
하지연이 곁으로 다가가며 묻자 독고용재는 굳은 얼굴로 말했다.
“회강 군영에서 사람이 사람을 무는 일이 벌어졌다. 물린 자는 서른여덟 명이고 그중 서른일곱이 광증을 일으켜 다른 사람을 물었고 감금한 뒤 모두 죽었다. 단 한 명만 증상이 없어서 데리고 돌아왔지만 오는 도중에 이미 미쳐 버렸다.”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하지연은 깜짝 놀랐다.
“회강 군영은 어디 있습니까? 경성에서 얼마나 떨어졌습니까?”
“이백 리 남짓한 곳으로 경성 주둔군의 보급처다.”
“그럼... 이건 경성의 후방을 끊겠다는 뜻이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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