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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폭우

철창 안으로 바늘 하나가 날아들어 오민수의 머리에 꽂혔다. 그는 서서히 광증을 멈추고 뒤로 고꾸라지더니 천천히 눈을 감았다. 바늘을 쏜 이는 다름 아닌 독고용재였다. 독고용재의 손에는 작은 상자가 들려 있었는데 그건 독침 발사 장치였다. 물론 방금 쏜 것은 독침이 아니라 사람을 잠재우는 혼침이었다. 독고용재는 크게 걸음을 옮겨 하지연의 손을 잡았다. “가자. 내가 데려다주마.” 하지연은 무언가 말하려다 독고용재의 눈빛 속에서 스치는 고통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독고용재는 지금 자신의 부하인 오민수를 마주할 용기가 없는 것이다. 하지연은 괜한 말로 독고용재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할 것만 같아 조용히 옆에서 걸었다. 정승댁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독고용재는 불현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대주국의 땅은 이런 장병들의 피로 지켜져 온 것이다. 백성이 편히 살고 높은 자리에 있는 자들이 마음 놓고 권세를 부리는 것도 전부 그들의 희생 덕분이지. 나는 병사들의 목숨을 권력 다툼에 이용하는 자는 단 한 놈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독고용재의 눈빛에는 폭풍 같은 분노가 몰아쳤으며 하지연은 그 눈에서 뛰는 푸른 불꽃을 보았다. 한계에 다다른 듯한 독고용재의 모습에 하지연은 그를 안아 위로하고 싶어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결국 손끝이 허공에서 멈췄다가 다시 내려왔다. “도와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독고용재는 차갑게 말했다. “지연아, 나는 하종수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 모든 일의 시작은 그자다.” 하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하지연은 독고용재가 자신에게 분노를 돌리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허나 세상 누구나 알고 있듯 하지연이 하종수의 딸이라는 것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어떤 일이라도 엮이면 하씨 일가는 모두 화를 면치 못한다. 그러니 독고용재의 말은 경고였다. 나설 생각이라면 지금 나서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하지연의 신분이 언젠가는 하지연을 이 일에 휘말리게 만들 것이다.” 독고용재는 잠시 하지연을 똑바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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