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화 대부인의 죽음
정승 댁.
대부인의 두 눈에 핏줄이 서기 시작하자, 하 정승은 하인들에게 어머니를 붙들라고 명하였다.
하인들이 서둘러 달려들자, 대부인은 몸부림치며 그를 노려보았다.
“나는 병든 게 아니다! 이 손을 풀어라! 네 이 패륜한 자식, 어미의 몸에 감히 손을 대느냐! 하늘의 벌이 두렵지 않느냐!”
하 정승은 숨을 고르며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어머니, 불경한 줄 압니다. 그러나 달리 길이 없습니다. 지금 묶지 않으면 병이 도지실 때 밖으로 뛰쳐나가실까 염려됩니다. 그리되면 역병촌으로 끌려가십니다.”
대부인이 눈을 치켜뜨며 소리쳤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하지연을 당장 찾아오지 않느냐! 어서 데려오라 하지 않느냐!”
그러나 정승 댁의 누구도 알지 못했다.
송은탁이 이미 광인섬에서 약을 만들고 있었고, 독고용재가 그 일을 봉하여 아무도 알지 못하게 했다는 것을.
그는 세상에 소문이 새 나가 다시 훼방이 생길까 두려워했으며, 또한 그 봉쇄는 바로 대부인을 겨냥한 것이기도 했다.
하 정승은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이미 사람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봄철이라 바다에 나선 이가 많습니다. 배가 하루에 열댓 척씩 떠나고 있으나... 아마 살아 있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은 몇 달을 피 말리며 하지연을 죽이려 하였다. 그런데 막상 손에 넣고 나서야, 되레 그녀를 살리려 애를 쓰게 되었으니, 세상이 참으로 덧없었다.
하 정승이 어머니를 묶어 두고 막 나서려던 찰나, 대문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형조의 관리가 군졸을 이끌고 들이닥친 것이다.
“정승 나리, 형조로 함께 가 주십시오.”
칼을 찬 자들을 본 순간, 하 정승은 미간을 좁혔다.
“통보도 없이 곧장 들이닥치다니, 이 나라에 법도가 남았느냐!”
관리가 고개를 숙였다.
“섭정왕 마마의 명입니다. 정승 나리께서는 형조로 나가 조사를 도우시라 하셨습니다. 소인은 명을 받들 뿐이니 노여워 마십시오.”
하 정승은 가만히 그를 노려보다가 물었다.
“무슨 조사를 말하는 것이냐?”
그는 속으로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강시병의 일 때문이로군.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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