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벼랑 끝으로
안성왕은 곧바로 사람을 불러 방어를 갖추게 하고 중병들을 불러들일 것을 명했다.
독고은정이 눈물을 훔치며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군사들까지 불러들인다면 도리어 이곳에 무엇인가를 숨겼다고 떠벌이는 꼴이 아니냐?”
안성왕은 앞을 응시하면서 진지하게 대답했다.
“용재의 상태가 어떠한지 저들 또한 속으로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세상에 공포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안성왕이 정사를 돌보지 않아 모두 그를 폐물이라고 여겼으나 그는 감히 누구도 독고 가문를 얕보게 두지는 않았다. 독고 가문 사람들의 몸에서 여전히 황실의 피가 흐르니까.
이때 독고은정이 조심스레 물었다.
“태후마마께 아뢰어야 하지 않겠느냐?”
안성왕은 잠시 생각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당장은 태후마마를 놀라게 해선 안 됩니다. 더구나 지금 태후마마가 어디 계신지도 분명치 않지 않습니까. 제 생각엔...”
그는 하고 싶은 말을 내뱉지 못했으나 사실 그의 마음속에는 아직 한 가지 희망이 있었다. 바로 하지연이 장군부에서 한 순간도 허비하지 않고 침을 계속 놓고 있는 것이다.
안성왕은 하지연이 무슨 꿍꿍이를 숨기고 있다고 믿고 싶었다. 그러나 만약 실제로 아무런 대비가 없다면 결국 독고은정마저 절망에 빠뜨리고 말 것이다.
슬픔에 잠긴 독고은정도 깊은 의문을 품었다.
‘대비마마는 어찌하여 저리 변해버린 것일까? 예전에도 태후마마께 불만을 품은 기색은 보였지만 결코 드러내진 않았었는데. 후궁들 중에서도 머리를 잘 굴리던 분이 어찌 이런 경솔한 짓을 한 것인지... 더구나 이런 일을 밖으로 떠벌려 조정을 흔들 위험까지 자초하다니, 그것을 모를 리가 없는데?’
안성왕 또한 매우 의아해했다. 도덕수라는 도사가 혹여 누군가가 일부러 그녀의 곁에 심어둔 자라면, 또 실제로 그녀를 도와 엄청난 술법을 썼다고 하더라도 예전 같으면 대비는 그렇게 경솔하게 믿어 의심치 않았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독고용재가 완전히 눈을 감기 전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도사에게 무슨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