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3화
그 말을 들은 강인혁은 시선을 내리더니 유지민 앞에서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
“형, 인천으로 돌아왔어? 나 부탁이 하나 있는데...”
방석형이 부탁하는 말투로 입을 열자 강인혁이 조금 차가워진 태도로 물었다.
“무슨 일인데.”
방석형은 입술을 매만지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 지금 병원인데 와줄 수 있어? 현지가 집에 왔는데 우울증 증세가 심해져서 집에서 자살 시도를 했거든. 부모님도 다 현지 걱정으로 잠을 못 자. 아마도 이번에 너무 큰 충격을 받았나 봐. 그래서 와서 현지 좀 도와줄 수 있어? 현지가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말이야.”
강인혁은 이런 부탁을 들어주고 싶지 않았다.
방석형이 이어서 말했다.
“형, 현지가 우울증 증세가 심해진 걸 형 탓으로 돌리는 게 아니야. 그저... 정말 방법이 없어서 형한테 도움을 청하는 거야.”
강인혁이 차가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내한테 물어보고.”
말을 마친 강인혁이 유지민을 쳐다보았다. 유지민은 그 시선에 몸이 약간 굳는 것 같았다. 입술을 달싹인 유지민이 물었다.
“왜요?”
강인혁이 차가운 말투로 얘기했다.
“방현지가 우울증 증세가 심해져서 자살 시도를 했다고 병원에 입원 중이래. 방석형은 내가 가 보길 원하는 눈치고.”
우울증에 자살이라니.
유지민은 저도 모르게 비웃음을 흘렸다. 갓 졸업한 대학생이라 그런지 인생이 쉬워 보이는 모양이었다.
유지민은 차갑게 강인혁을 쳐다보았다. 강인혁이 먼저 얘기했다.
“난 네 뜻을 따를 거야.”
하지만 이 일에는 방석형까지 끼어있다. 유지민은 방석형 앞에서까지 그렇게 쪼잔하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유지민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가 봐요. 석형 씨 부탁이니까 안 들어줄 수도 없고...”
전화기 너머의 방석형은 유지민이 허락한 것을 듣고 바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형수님, 고마워요. 다음에 시간 되면 제가 밥이나 한번 살게요!”
유지민은 아무렇지 않아 했다. 강인혁은 전화를 끊은 후 검고 깊은 눈동자로 유지민을 계속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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