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0장
사람들은 서찬미가 박씨 집안 사모님 자리에 앉은 지 몇 달 되지 않은 사이 불에 타 시체가 될 줄 몰랐던지라 장례식에 대한 관심이 아주 뜨거웠다.
허씨 사택.
거실 TV에서 나오는 장례식 관련 뉴스를 보던 신다정은 건너편에 앉아 있는 허성곤을 향해 한마디 물었다.
“허 대표님, 일부러 이럴 필요는 없잖아요?”
허성곤이 일부러 신다정을 들으라고 TV 볼륨을 높게 튼 것 같았다.
신다정이 알기를 얼마나 바라고 있단 말인가?
“죄송해요. 그냥 아무거나 튼 것이라.”
말을 마친 허성곤이 TV 볼륨을 더 높이 틀자 신다정은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허 대표님,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뭔가요?”
“이상하네요. 장례식장에 왜 박시언이 안 보이는 것일까요?”
TV 화면을 여러 번 뒤로 돌려도 최정애만 보일 뿐 박시언이 보이지 않자 허성곤이 말했다.
“아내가 죽었는데 얼굴도 안 내미네요. 설마 진짜로 소문대로 본인이 아내를 죽인 것일까요?”
“아내를 죽였다고요?”
눈살을 찌푸리며 묻는 신다정은 허성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듯했다.
허성곤이 신다정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지씨 집안 사모님도 못 들었나 보네요. 그러면 말을 아끼는 게 좋겠어요.”
신다정은 허성곤의 말을 믿지 않았다.
“허 대표님, 나에게 알려주기 위해 그렇게 말한 것 아닌가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세요.”
“서찬미의 시신이 발견됐을 때 이마에 총알이 박혀 있었어요. 몸은 불에 탔지만 사망 원인은 쉽게 알 수 있었죠. 박씨 집안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총으로 서찬미를 죽인 사람, 박시언밖에 없지 않을까요?”
“박시언이 서찬미를 왜 죽이겠어요? 터무니없는 얘기를 하지 마세요.”
신다정은 박시언이 서찬미를 죽일 거라고 믿지 않았다.
전생이든 현생에든 서찬미를 향한 박시언의 감정이 사랑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박시언은 손에 피를 묻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 박시언이 어떻게 직접 사람을 죽일 수 있겠는가?
더구나 박시언은 서찬미를 아무리 미워해도 죽이지 못할 텐데 어떻게 아무 이유 없이 서찬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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