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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장

말이 끝나자마자 주변 공기가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백소원은 지태준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용성에서 백씨 가문의 영향력이 지태준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지태준이 어떻게 이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지태준이 고심 끝에 얻은 모든 것을 한 여자를 위해 포기할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백소원이 자신만만한 신다정을 바라보자 신다정은 빙긋 웃었다. 아니나 다를까 백 대표가 백소원을 너무 잘 돌봐준 바람에 바깥세상의 험악함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백소원은 지태준과 논리적으로 싸울 뒷심이 없었다. 신다정이 천천히 말했다. “증거는요?” 백소원은 눈살 찌푸렸다. “무슨 증거요?” “물론 조금 전 백소원 씨가 언급한 대로 백 대표가 죽기 전에 태준 씨에게 그런 요청을 했다고 쳐도 백소원 씨가 말한 태준 씨가 결혼을 해야만 가업을 맡기겠다고 한 증거요. 적어도 그 말을 증명할만한 증거를 제출해야 백 대표의 말을 증명할 수 있지 않겠어요? 안 그러면 백소원 씨가 태준 씨에게 마음이 있어서 일부러 이런 방법으로 결혼하려는 것 같잖아요.” “당신...” 백소원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요구한 거예요. 나도 그 자리에 있었고 태준 씨도 있었어요!” “둘만 있었다고요?” 신다정은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 “큰일이네요. 백소원 씨와 태준 씨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네요. 게다가 두 당사자의 말은 믿을 수 없는 것인데 다른 증거가 없나요? 예를 들어, 공증인이 있거나 아니면 백 대표님께서 살아계실 때 계약서를 쓰진 않았나요?” 신다정이 말할수록 백소원의 안색은 나빠졌다. 이 모든 것은 백 대표가 말로만 한 것일 뿐 유언장에 쓰여 있지 않았다. “없나 보네요. 백소원 씨의 말만으로는 법적 효력이 전혀 없어요.” “신다정...” “이해해요. 백소원 씨가 이렇게 한 이유가 태준 씨와 결혼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하지만 한 남자를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을 동원했으니 정말 걱정이에요. 용성의 장명 그룹이 나중에 백씨 가문의 사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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