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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4장

김영수는 신다정이 마약 중독의 고통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라 믿고 있었다. “내가 줄 수는 있지만 그럼 이제부터 내 말을 잘 들어. 내가 시키는 것을 반드시 해야 해.” “김 대표님과 함께하기로 결정했고 더 이상 저항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나의 결정을 충분히 보여준 것 같은데요?” 신다정은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김영수 씨, 우리 둘은 같은 사람이에요. 나는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지태준과 결혼했지만 만약 누군가 내 머리에 총을 겨눈다면 당연히 지태준을 버리고 나 자신을 지키겠죠.” 신다정은 말을 하며 김영수의 표정을 살폈고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영수라는 사람은 남자를 상대하는 데는 능수능란하지만 여자를 상대하는 데는 좀 어딘가 모자란 것 같다. 백소원도 믿지 않는 이런 거짓말을 김영수가 진짜로 믿다니! “그래. 너의 말이 사실이라고 믿을게.” 말을 마친 김영수는 신다정을 향해 작은 병을 집어 던졌다. 작은 병 안에 붉은 알약이 들어 있는 것을 본 신다정은 순간 허성곤의 말이 떠올랐다. 이런 새로운 종류의 마약은 붉은 컬러를 띤 알약처럼 판매되고 있어 사람들의 눈에 사탕처럼 보이기에 의심을 사지 않는다. 김영수는 신다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도 못 믿겠어. 마약이 발작하지 않으면 방금 한 말은 다 거짓말이잖아. 그러니 내 앞에서 한 알 먹어. 그러면 너의 말을 믿을게.” 눈가에 웃음을 머금고 있는 김영수의 모습에도 신다정은 당황하지 않고 얼른 대책을 생각해 냈다. “김영수 씨가 내게 어떤 마약을 주사했는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잖아요. 아직 한 달도 안 되었는데 어떻게 벌써 낫겠어요?” 김영수는 한 손으로 뺨을 괸 채 말했다. “마약을 얼마나 주사했는지 내가 잘 알고 있긴 하지만 네가 먹는 걸 지켜봐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 너의 남편 지태준이 네 대신 복수한다고 나에게도 마약을 놓았거든. 그러니 나도 똑같이 복수를 해야지. 안 그러면 내가 손해잖아.” “먹을... 수는 있지만 좀 이따 날 보면 안 돼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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