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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1장

김영수의 근거 없는 자신감에 마충재마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 이때 스위트룸 문밖에서 부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표님, 신다정 씨가 도착했습니다.” “지태준은?” “지 대표님은 안 보입니다.” 그 말에 김영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았어, 내가 직접 내려가서 맞이하지.” “직접이요?” 문밖에 있는 부하가 어리둥절한 듯 다시 물었다. 김영수가 문을 나서자 마충재가 문 앞을 지키고 있던 부하들을 향해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방을 깨끗이 치워.” 룸에 들어온 부하는 침대 위에 널브러진 십여 벌의 양복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자기 대표님이 이번 약혼식을 얼마나 신경 쓰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연회장에는 기존에 백씨 가문과 협력했던 기업 인사들이 대거 몰려왔고 그들 모두 지씨 가문이 백씨 가문을 누르고 일어선 데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연회장에 발을 들여놓은 신다정은 이내 수많은 눈이 그녀를 보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눈빛에는 원한이 가득 담겨 있었다. 지태준이 이번에 용성에 복귀할 때, 와이프 신다정도 함께 온 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다. 비록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사람들 눈에는 이미 혼인신고를 한 것과 다름없었다. 용성에 있는 사람들 모두 백소원이 지태준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신다정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백소원이 지태준의 아내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다 보니 굴러온 돌 같아 보이는 해성에서 온 신다정을 사람들은 당연히 아니꼽게 생각했다. “누가 초대한 거야?” 구석에서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린 신다정은 이내 백소원을 발견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고 백소원의 안색은 잔뜩 어두워져 있었다. 백소원은 아마 자신이 한 말이 신다정에게 들릴 줄 몰랐던 모양이었다.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가 점점 더 긴장되었을 때, 김영수의 목소리가 2층에서 들렸다. “내가 초대한 거야.” 화려하게 꾸민 김영수의 모습이 저 멀리 있었다. 단지 약혼식을 치르는 것뿐이었지만 마치 패션쇼를 온 사람의 차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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