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또 바뀐 침대 시트
유정한은 고개를 들어 강이영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보더니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대답했다.
“응.”
금세 기분이 좋아진 강이영은 소파에 털썩 앉아 두 손으로 턱을 괴고 일을 하는 그의 모습만 보았다.
은은한 조명 아래서 남자의 길고 곧은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고 옆모습은 마치 조각상처럼 완벽했다. 깊이 집중한 것인지 미간이 살짝 구겨져 있었고 그 사이엔 냉철함도 담겨 있는 듯했다.
강이영은 그런 그의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다가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내 남편은 어쩜 일하는 모습도 이렇게 잘생겼지?!'
갑자기 그녀는 유정한이 일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어졌다. 이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강이영은 곧장 종이와 연필을 찾으러 갔다.
도화지가 없었던지라 그냥 일반 A4 용지를 대신 썼다.
연필이 종이 위를 미끄러지는 감각이 묘하게 익숙했고 강이영의 가느다란 손가락은 마치 기억을 가진 듯 생각하지 않아도 섬세한 부분을 정확히 잡아냈다.
연필심은 종이 위를 가볍게 뛰어다니며 믿기 힘들 만큼 매끄러운 선을 그려냈다.
사각사각...
강이영은 그림을 그릴수록 몰입했고 선을 그리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졌다.
두 시간 후.
강이영은 자신의 작품을 보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시계를 힐끗 보니 시간은 벌써 열한 시였다.
“여보, 아직도 안 끝났어요?”
유정한은 고개조차 들지 않고 말했다.
“조금 더 해야 해. 졸리면 먼저 방에 가서 자.”
강이영은 책상에 엎드려 초롱초롱한 눈으로 그를 보았다.
“저 안 졸려요.”
유정한은 대꾸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그다지 바쁘지 않았고 눈앞에 있는 강이영의 속셈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든 그가 일을 다 끝내길 기다려 함께 자고 싶었던 것이었으니까.
오늘 밤은 절대 어제처럼 되어서는 안 되었던지라 일부러 바쁜 척, 야근하는 척하며 그녀가 버티지 못하고 먼저 잠들길 기다렸다.
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강이영은 버티지 못했다.
그녀는 소파에 기대어 자꾸만 내려오는 눈꺼풀과 사투를 벌이더니 꾸벅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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