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차에서 뛰어 내릴 거야!

집에 도착한 후, 유정한은 조심스럽게 강이영을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강이영은 몸을 뒤척였지만, 잠에서 깨지 않았고 베개를 껴안더니 잠꼬대했다. “여보...” 유정한은 침대 옆에서 서서 그녀의 잠든 얼굴을 잠시 지켜보다 이불을 덮어주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주석훈은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유정한이 내려오자 바로 다가갔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사람을 보내셨습니다. 지금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침을 꿀꺽 삼켰다. “사모님께서 대표님을 만나고 싶답니다...” 주위 공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주석훈은 머리를 숙인 채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고 감히 숨도 크게 내쉬지 못했다. 그는 유씨 가문 엄마와 아들 사이의 원한을 잘 알고 있었다. 유정한은 귀국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한 번도 본가로 돌아간 적이 없었고, 이 늦은 밤에 유정한을 집으로 부르고 있으니, 분명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았다. 유정한은 창문 앞에 서 있었고 그 모습이 달빛 아래에서 유난히 차가워 보였다. 그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외투를 들고 밖으로 향했다. 주석훈은 급히 따라나서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경호원을 데리고 가시는 게...” “필요 없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정한은 단호하게 거절하고 밖으로 향했다. 다음 날, 잠에서 깬 강이영은 유정한이 새벽에 급한 전화를 받고 외국으로 출장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주일 뒤에 돌아오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 달라고 하셨어요.” 추미선은 따뜻한 우유를 건네주며 말했다. 강이영은 아침을 먹으며 조금 서운했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후, 이틀 연속으로 유정한의 휴대폰이 꺼져 있었고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었다. 지난번 출장 때는 아무리 바빠도 짧게라도 “알았어”라고 답장을 보냈지만, 이번은 아무 소식이 없으니 너무 이상했다. 강이영은 조금씩 불안하기 시작했고 유정한이 걱정되었다. 그리고 세 번째 날 아침, 강이영은 드디어 못 참고 구현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한이요? 지금 아마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거예요.” 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