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겨우 억누른 본능을 다시 흔들어 놓는다
유정한이 욕실에서 나왔을 때, 몸에는 아직 물기가 남아 있었고 차가운 기운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물방울이 머리칼 끝에서 흘러내려 단단한 가슴을 따라 미끄러지다 허리에 걸친 느슨한 수건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는 침대로 다가가 온몸을 이불에 파묻고 있던 강이영을 보고는 미간을 좁히며 그녀를 끌어냈다.
“답답하지 않아?”
낮게 잠긴, 아침에 나는 특유의 쉰 목소리가 귀에 들렸다.
불쑥 끌려 나온 강이영은 그의 차가운 살결에 뺨이 닿자 몸이 퍼뜩 떨렸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침부터 왜 찬물로 샤워해요!”
강이영은 고개를 들어 그를 노려보다가 손끝이 실수로 그의 복근을 스쳤다.
딱딱하게 갈라진 선이 뜨겁게 전해졌다.
강이영은 무심결에 또 한 번 만져보았다.
유정한은 숨이 순간 멎는 듯했고 눈빛이 가라앉았다.
“여보, 몸 진짜 좋네요!”
그녀는 만지면서 연신 감탄했다. 평소 팔로우하던 모델들보다 훨씬 보기 좋았다.
게다가 손끝에 닿는 감촉이 놀라울 만큼 완벽했다.
유정한은 그녀의 손목을 단단히 붙잡았다. 낮게 깔린 목소리에는 다시 타오르는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더 만지면 아까 찬물로 씻은 게 다 소용없어질 거야.”
그는 왜 아침부터 찬물로 샤워했을까? 이유는 오직 그녀였다.
어젯밤 유정한이 지나치게 몰아붙였고 강이영은 처음이라 이미 한계까지 닿아있었다.
그래서 더는 건드리지 않으려 억지로 열기를 식히려 했다.
겨우 진정시켰는데 이 여자가 뭣도 모르면서 또다시 불을 지른다.
“네?”
강이영은 눈만 깜빡이며 그의 말뜻을 곧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이영아, 그렇게 쳐다보면...”
유정한은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며 눈을 가늘게 떴다.
“나는 네가 또 원한다고 착각할 수 있어.”
그의 눈에 이글거리는 뜨거운 기색은 어젯밤과 똑같았다.
강이영은 그제야 깨닫고 허둥지둥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그녀를 내려다보던 유정한은 낮게 웃으며 손가락 끝으로 붉어진 뺨을 쓸었다.
목소리는 무척 다정했다.
“피곤하지? 좀 더 잘래?”
그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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