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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누가 집에서 사자를 키워!

침실로 돌아오자 유정한은 강이영을 침대 가장자리에 앉히고는 몸을 돌려 물을 한 잔 따라주었다. 그의 손도 미세하게 떨려왔단 탓에, 유리컵과 크리스털 디캔터가 부딪치며 맑은 소리를 냈다. “우선 물부터 마셔.” 유정한은 따뜻한 물잔을 강이영의 손에 쥐여주고는 일부러 거리를 두듯 창가로 물러섰다. 그의 등 뒤로는 햇살이 비쳐 들어오며 바닥까지 길게 그림자를 드리웠다. “다 봤구나.” 그건 질문이 아니었다. 그러니 강이영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두 손으로 컵을 꼭 감싸 쥔 채, 손끝으로 전해지는 물컵의 온기가 한껏 얼어붙은 살갗에 스며들기만 기다렸다. 잔 속의 물결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깨진 강이영의 그림자를 비추었다. 그 순간, 강이영은 문득 강수빈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네 남편, 경진에서 악명 높은 사람이야.” 그때까지만 해도 그저 모함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사실이었다. ‘악명이 높을 수밖에 없잖아! 이건 그냥... 그냥...’ 강이영은 한동안 적당한 표현조차 떠올리지 못했다. 그녀가 곁눈질로 창밖을 흘깃 본 순간, 하얀 괴수 같은 사자가 잔디밭에서 뒹굴고 있었다. 꼬리를 탁탁 두드리며 정원사가 금방 다듬어놓은 장미 덤불을 앞발로 한꺼번에 꾹 눌렀다. 강이영은 움찔하며 어깨를 움츠렸다. ‘그 어떤 제정신인 사람이 별장에서 사자를 키우냐고! 게다가 이름도 알파라니!’ ‘그냥 대놓고 건드리면 죽는다는 선전포고잖아!’ 그런데도 강이영의 머릿속에는 괜히 이상한 장면만 떠올랐다. 정장 차림의 유정한이 백사자를 끌고 이사회장에 들어가는 장면 같은 것들 말이다... “콜록, 콜록콜록...”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버린 강이영은 스스로도 웃음이 새어 나와 목이 메었다. 깜짝 놀란 유정한이 가까이 다가와 강이영의 등을 두드려주며 물었다. “왜 그래?” 강이영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웃음을 삼키며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눈가에는 기침하다가 맺힌 눈물이 글썽였다. 그 순간, 강이영은 깨달을 수 있었다. 겉으로는 점잖은 척하면서 뒤로는 온갖 더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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