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1화
노인은 입을 꾹 다물고 말없이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심화영 손에 들린 은침이 서늘하게 빛나는 것을 보고는 이를 악물고 입을 열었다.
“구연재라 합니다!”
“참으로 좋은 이름 하나를 망쳐 놓았구나.”
심화영이 냉소를 흘렸다.
“고향은 어디냐?”
구연재는 미간을 찌푸렸다. 거짓을 지어낼까 고민했으나 곧 간파당하고 말았다.
“되도록 진실만을 말하는 것이 좋을 것이야. 그게 아니면 차라리 죽는 편이 나을 정도의 고통을 맛보게 해줄 테니.”
“남초입니다.”
노인은 마침내 또다시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속으로는 삼황자를 욕하며 이를 갈았다.
‘분명 심씨 가문의 셋째 딸은 그저 한낱 무지렁이라 했는데? 저런 것이 무지렁이라고!’
“구연국에서 왔나?”
앞쪽에서 들려오는 심화영의 물음은 짧고 단호하였다.
구연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구연국 사람 하나를 구해준 적이 있었는데 그 인연으로 이 고를 얻게 되었습니다. 본래는 몸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었죠... 그 뒤의 일은 아가씨가 더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는 이렇게 말하며 남은 외눈 하나로 냉소를 머금었다.
“그 모든 일은 아가씨와 삼황자 전하가 공모한 것이 아니었습니까? 이리 와서 제게 묻다니, 그게 과연...”
“아아악!”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세 가닥의 은침이 급소를 찔렀고 구연재의 온몸이 비틀리며 천장을 향해 몸부림쳤다. 고통에 넋이 빠져나가는 듯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심화영은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향해 서늘한 눈빛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맞아. 모든 것은 나와 삼황자 전하가 짠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말이야... 삼황자 님에게 칼을 겨눈 사람이기도 해. 그런 내가 너 하나 못 건드리겠느냐?”
그녀의 목소리는 결코 높지 않았다.
“구연재. 오늘 이 자리에서 그 고를 없애는 법을 말하지 않으면 네 가죽을 산 채로 벗기고 내장을 하나하나 도려내어 내일 삼황자 전하의 댁에 고기반찬으로 보내줄 생각이다.”
이 말 한마디에 구연재는 자신이 조금 전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질렀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심화영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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