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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그때, 심화영이 나직하나 또렷하게 입을 열었다. “제왕 전하, 뻔뻔하심이 이쯤 되셨거든 한층 더해보시지 그러시옵니까? 전하께서 일을 이 지경까지 몰고 가실 적에는 장공주 마마가 친여동생이라는 사실을 단 한 번이라도 생각이나 하셨사옵니까? 그걸 생각하셨다면 전씨 가문에 온 세상의 오물을 퍼붓듯 흠집을 내시진 않았을 텐데요.” “한데 이제 와서는 궁지에 몰리셨다 하여 마마를 도덕적으로 옭아매시고 자기 형제와 자식 사이에서 누굴 택하라 강요하시렵니까? 이렇게 해서 체면이 서시겠습니까?” 말이 끝나자 사방에서 술렁였다. 제왕의 의중을 눈치챈 이들은 있었으나 심화영처럼 그 속내를 드러내어 쏘아붙인 이는 없었다. 그 순간, 제왕의 얼굴빛은 돼지 간처럼 검붉어졌다. 반면 장공주의 가슴은 무언가에 세차게 얻어맞은 듯한 충격에 휩싸였다.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으며 가슴을 움켜쥐고 몸이 부르르 떨더니 눈을 꼭 감아버렸다. 심장을 꿰뚫는 듯한 고통, 오래도록 쌓여온 응어리, 그리고 도무지 참아낼 수 없는 눈물이 한꺼번에 치밀었다. 그녀는 홱 고개를 돌려 그 누구에게도 더는 시선을 주지 않았다. 심화영이 그녀의 상처를 짓이겨 드러낸 것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그보다 더한 것이 있었다. 이 저주받은 출신과 온 세상의 이목을 받으면서도 정작 아무도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지 않는 것이 분한 것이었다. 제왕은 이제 마지막 희망까지 산산조각이 난 듯, 마침내 심화영을 향해 이를 갈 듯 말하였다. “도대체 무엇을 바라는 것이냐!” “원하는 바는 없사옵니다.” 심화영은 얼굴에 진지함을 띠고 뒤에 서 있는 전강훈을 한번 바라본 뒤 이내 고개를 들고 말했다. “명양왕 전하께서 하신 말씀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제왕 전하의 언행은 백성들과 신하들로 하여금 깊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며 모르는 이들이 들으면 폐하께서 공신을 모욕하고 백성을 우롱하신다 여길지도 모르옵니다.” “제 바람은 단 하나이옵니다.” 주변 공기가 싸늘하게 식어가고 사람들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심화영은 또렷하고도 진지하게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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