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8화
심진성은 눈이 저절로 커졌다가 이내 놀란 기색을 꾹 누르고 피식 웃었다.
“새 치마가 갖고 싶으면 갖고 싶다 하거라.”
그 말만 툭 던지고는 심화영을 뒤로 한 채 성큼 문을 나섰다.
심화영은 눈을 깜빡이며 고윤희를 돌아봤다.
“어머니, 큰 오라버니께서 새 치마를 사 주신다고 하셨어요.”
고윤희는 한숨을 내쉬었다.
“폐하께서 계시는데 경거망동 말거라.”
심화영은 혀를 쏙 내밀며 그야말로 해맑기만 했다.
정비가 그 모습을 보고 눈길을 거두지 않은 채 말했다.
“화영아, 너도 제법 유연하게 사람을 잘 다루는구나. 너희 남매 사이가 그렇게 좋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속으로는 불안감이 가시질 않아 눈꺼풀이 자꾸만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심화영이 궁 안 사정을 이리 손바닥 보듯 알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심화영은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정비 마마께서는 삼황자 전하만 생각하시니, 소녀가 삼황자 전하께 약을 먹이고 미친 사람처럼 쫓아다닌다는 소문이 온 궁에 다 퍼졌다는 것도 아시겠지요. 세상 사람들이 다들 저를 철없는 계집, 사내에 미친 바보라 하지 않습니까.”
“이 모든 세월이 부끄럽기만 하여 오라버니께도 면목이 없습니다. 이제 시집갈 날이 머지않았으니 이때 아니면 오라버니께 말을 붙일 기회도 없을 터라 잠시 틈을 본 것뿐입니다.”
그녀의 말투는 담담했으나 그 말에 정비는 한마디도 잇지 못했다.
그런데 문 귀비가 부드럽게 웃으며 거들었다.
“정비 마마, 지금은 우선 중독된 황후 마마를 살피는 것이 급선무 아닙니까? 화영 낭자는 이제 삼황자 전하와 인연도 없는데 괜히 붙들고 있을 때가 아니지 않습니까?”
대황자는 황제의 눈 밖에 나 있었으나 삼황자가 그 자리를 대신해 궁에서 제일 득세하는 중이었다. 문 귀비도 그간은 몸을 사렸으나 이젠 삼황자가 명예가 땅에 떨어진 이상 둘째 황자를 앞세울 기회라 여겨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
덕분에 정비와 그녀의 사이는 그리 원만할 리 없었다.
정비는 분노로 몸이 떨렸으나 당장 손쓸 방도도 없었다.
어차피 요 며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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