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3화
“짐이 너에게 몸을 조리하라 명했지, 독을 쓰라 한 적은 없지 않으냐!”
황제가 번개 같은 호통을 쳤다.
“여봐라,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함부로 지껄이는 이 역적을 당장 끌어내어 사지를 산산조각 내거라!”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금군 두 명이 들어와 그 자리에서 도 어의를 질질 끌고 나갔다.
황제는 고개를 돌려 정비를 노려보았다.
“보아하니 봉의궁에 가둔 것이 너에게는 오히려 가벼운 벌이었구나!”
정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음을 깨닫고 삼황자와 오공주를 꺼내 들며 황제의 마음을 붙잡으려 했다.
“폐하, 신첩은 삼황자와 오공주를 낳아드린 몸이옵니다. 오공주는 아직 어리거늘 부디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신첩을...”
“삼황자라?”
차라리 그 말을 꺼내지 않았더라면 나았을 텐데 황제는 그 순간 더 큰 분노에 휩싸였다. 그는 가면을 벗어던지고 서슬 퍼런 목소리로 외쳤다.
“삼황자? 네 입으로 그 말이 다 나오는구나! 최근에 그놈이 벌인 짓을 모른단 말이냐!”
“정비를 당장 냉궁에 가둬라! 아무도 정비를 보러 와서는 안 된다!”
“...”
다시 들어온 금군들이 정비를 거칠게 끌어냈다.
모든 일이 너무나도 갑작스러웠다. 문 귀비는 무심코 물시계를 흘끗 보았다. 자신이 이곳에 들어온 지 한 시각도 채 되지 않았건만 그토록 오만방자하던 정비는 단숨에 냉궁에 내쳐지는 신세가 되고 말았고 게다가 그녀가 태의원에 심어둔 도 어의는 오마분시를 당했다.
심화영, 모든 화근은 심화영이었다. 문 귀비는 심화영을 바라보다가 문득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이런 여인이 전강훈이 아닌 이황자에게 시집갔더라면 이황자는 어땠을까? 만약 전씨 가문과 심씨 가문이 합심하여 이황자를 밀었다면...
그 생각이 드는 순간 문 귀비는 괜히 눈앞이 시렸다. 저런 여인이 곁에서 보필한다면 설령 한 마리 돼지라 한들 천자가 되지 못할 리가 없다.
‘아깝다!’
그러나 문 귀비는 곧 생각을 바꿨다.
‘그래, 심여진이다. 어찌해서라도 심여진을 이황자에게 시집보내야 한다.’
결심을 굳힌 문 귀비는 눈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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