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3화
지하 입구는 굳건한 쇠창살로 막혀 있었고 밖으로 내다보니 만 길이나 되는 낭떠러지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바람결은 위쪽에서 흘러 들어오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보니 위에서 희미하게 빛줄기가 새어 내려오고 있었고 커다란 바구니와 같은 것이 쇠사슬에 매달려 있었다.
“괴이하도다. 저 바구니에 장치가 있어 아래에 있는 이를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더냐?”
심화영은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바구니와 그 주변을 살펴보았다.
한참을 생각했으나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다시 사방의 바위벽을 더듬기 시작했다.
잠시 뒤, 그녀는 눈썹을 치켜세웠다.
“이 길을 오며 본 표식은 모두 벽 안으로 새겨져 있었는데 유독 이것만 불룩하게 솟아 있구나.”
곧장 바구니 위로 올라탄 심화영은 손을 뻗어 그 표식을 힘껏 눌렀다.
그 찰나, 벽 속에서 쾅 하고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곧 바구니는 하늘을 뚫듯 급격히 위로 치솟았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어찌 이리도 높이 솟는 것이냐!”
몸이 붕 뜨는 듯한 느낌이 몰려왔고 독에 중독된 탓인지 속에서 피가 치밀어 올라 끝내 검은 피를 토해냈다.
그녀는 재빨리 호주머니에서 해독약을 꺼내 삼켰다.
독에 맞는 약은 아니었으나 기운은 조금 가라앉았다.
곧 바구니는 멈춰 섰다.
바깥으로 나서자 사방은 울창한 숲이었고 한쪽은 우뚝한 산세, 다른 한쪽은 천 길 낭떠러지였다.
심화영은 주위를 살피다 속으로 중얼거렸다.
“여긴 단설벽인가?”
곧 산길을 찾으려던 찰나, 바람결을 타고 끊어진 듯 이어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강훈 그자는 올라왔는가?”
심화영의 표정이 잔뜩 굳어졌다.
이어 다른 목소리 또한 들려왔다.
“예, 막 올라왔습니다.”
“홀로 왔다더냐?”
묻는 자의 음성에는 늑대 같은 흉포함이 묻어 있었다.
“예, 한 사람뿐입니다. 원래는 수하 한 명이 마차를 끌어왔으나 산 아래에서 곧 헤어졌습니다. 그리하여 전강훈은 홀몸으로 올랐습니다. 다행히도 혼자라서 저희가 노릴 수 있었지요. 저자의 경공이 여전하다 보니 만약 마라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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