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7화
명양왕은 별말 없이 말했다.
“가자.”
그러면서 창가에 있는 비밀 호위무사에게 편지 한 통을 건네며 말했다.
“화영에게 전해주거라.”
비밀 호위무사는 재빨리 사라졌다.
앞쪽의 마을은 경성이나 운주처럼 번화하지는 않았지만, 갖출 건 다 갖추고 있었다. 명양왕은 마차 휘장을 살짝 걷어 밖의 꽃등을 바라보며 잠시 멍해졌다. 그러면서 뇌리에는 어렴풋이 젖살이 빠지지 않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훈 오라버니, 저 꽃등 갖고 싶어요. 수수께끼 풀기 도와주면 안 돼요?”
‘안돼요?
좋아.’
그는 마차를 멈춰 세우고 꽃등을 사서 마차에 실었다.
이전 같았으면 그는 분명히 곧장 성안으로 진입하여 무자비한 수단으로 반란군을 진압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는 그녀의 간곡한 당부를 가슴 깊이 새기고 있었다. 왔던 대로 무사하게 돌아가야 하며 그들의 혼례를 지체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다만 경성에서 급히 날아온 소식은 그가 열흘 안에 돌아가기 어려울 수도 있음을 암시하고 있었다.
명양왕은 심호흡을 한 후, 작은 마을에 여장을 풀었다. 그리고 50대 노인으로 변장하고 강구는 그의 아들 역할을 맡았다. 그들은 이번에 운주에 물건을 팔러 온 부자였다.
다른 수행원들은 모두 흩어져 정보를 수집하도록 지시했고 곁에는 심부름할 사람 2, 3명만 남겨둔 채, 가볍게 성진현으로 향했다.
강구가 나지막이 물었다.
“전하, 온성해가 보내온 서신을 전달해야 할까요?”
명양왕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신중하게 답했다.
“온성해가 옥에서 풀려났으니 손 상서와 삼황자도 눈치를 챘을 게 분명하다. 우선 상황을 더 지켜보도록 하자. 내일 아침 화영에게서 새로운 소식이 올 것이다.”
송연정의 서신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신은 썼지만 받는 사람의 이름이 없고 장소도 매우 모호하다는 것이었다.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명양왕은 좀 더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강구는 문밖에 서서 몇 번이고 입을 떼려 했으나 결국 서사월이 왕부에 들어왔다는 얘기를 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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