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9화
손 상서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상서 나리께서 걱정하실 바가 아닙니다.”
심화영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돌려 뒤에서 죽은 척하고 있는 원시경을 바라보았다.
“세상 사람들이 다 알다시피 심씨 가문은 대황자 전하의 측근입니다. 그런데 지금 손 상서가 저렇게 몰아붙이고 있는데 대황자 전하께서는 아무 말씀도 안 하실 겁니까?”
원시경은 갑자기 몸이 굳어지며 주먹을 살짝 쥐었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힘을 풀었다. 하지만 결국 방관하는 쪽을 택하며 말했다.
“증거를 먼저 봐야 하지 않겠소? 만약 심씨 가문이...”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심철호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정말 온성해, 소재인, 방준서와 연관되어 있다면 나도 어찌할 도리가 없을 것이오.”
심철호는 그 말을 듣자 마음이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지난 몇 년간 쏟아부었던 정성이 모두 헛수고였다는 생각에 휩싸였다.
심화영은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대황자 전하께서는 금선탈각의 계략을 아주 잘 쓰시는군요.”
원시경은 얼굴이 약간 굳어지며 심철호에게 물었다.
“화영 낭자는 아직 소식이 없소?”
심철호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화영의 생사가 대황자 전하께서 저희 심씨 가문을 도와주시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증거를 보자고 하셨으니 증거를 보시면 될 일입니다. 설마 이렇게 몰아붙이면서 나에게 분신술이라도 써서 화영이를 찾아오라는 건 아니겠지요? 전에 습격을 당했다고 말씀드렸는데 대황자 전하께서는 제대로 듣지 못하신 겁니까? 화영이가 정말로 보고 싶으시다면 직접 찾아보시던가요!”
억눌렀던 분노가 마침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원시경은 그 말을 듣자 얼굴이 걷잡을 수 없이 굳어졌다. 그가 심씨 가문을 돕느냐 마느냐는 당연히 심화영과 관련이 있었다.
심화영이 살아 있다면 그는 도울 것이지만 심화영이 죽었다면 그의 손을 더럽힐 가치가 없었다.
심화영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비웃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대황자 전하, 오늘 심화영을 만나 정표까지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명양왕이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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