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2화
한준서는 한진희의 도시락까지 챙긴 후 가방을 메고 나갔다.
한준서가 진짜로 가버리고 문이 닫히자, 한진희도 급해졌다.
창문을 통해 운전기사가 자신을 두고 떠나는 것을 보고 한진희는 너무 급해서 의자에서 벌떡 뛰어 내려왔다.
“나쁜 여자, 학교에 보내주지 않는다고 아빠한테 이를 거예요. 그러면 아빠는 무섭게 욕하면서 당신과 이혼할 거예요.”
송해인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한은찬이 나랑 이혼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를 버리는 거야.’
한진희는 고자질하려고 스마트워치로 한은찬에게 전화했다. 하지만 한은찬은 마침 회의하고 있어서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한 탓에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진희가 사슴 눈망울 같은 커다란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억울한 표정을 짓자, 송해인은 차마 모질게 마음을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진희에게 다가가 쭈그리고 앉아 그녀와 눈높이를 맞추며 말했다.
“진희야,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게.”
송해인은 스스로 선택하게 했다.
“엄마랑 같이 우유를 닦든지 아니면 계속 버티든지 네가 선택해. 선생님이 왜 학교에 오지 않았냐고 물으면 엄마는 사실대로 말할 거야.”
한진희는 눈이 빨개지며 송해인과 한동안 대치했지만 다섯 살짜리 아이였기에 결국에는 백기를 들고 말았다.
한진희는 힘주어 눈을 비비고는 휴지를 집어다가 바닥에 쏟은 우유를 닦기 시작했다.
송해인이 도와주려 하자 한진희는 확 밀어내며 말했다.
“저리 가요. 당신이 도와주지 않아도 돼요.”
한진희가 씩씩거리며 말했다. 힘이 세지는 않았지만, 송해인은 귀뺨을 호되게 맞은 것처럼 괴로웠다.
송해인은 눈을 질끈 감고 속으로 잘못한 것이 없다고 자신에게 말했다.
송해인이 아무 조건 없이 한진희에게 잘 보이려고 해도 임지영이 있는 한 한진희는 친모인 그녀를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무법천지로 자라나 전 세계가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알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엄하게 다스리는 것이 나았다. 그러면 적어도 어떤 일이 틀린 것인지 알게 될 것이고 잘못을 저지르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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