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5화
한씨 가문 본가.
송해인은 예전처럼 한씨 가문 본가에 도착하자마자 한은찬의 엄마한테 인사하러 간 게 아니라 본채를 피해 할머니가 계신 별채로 향했다.
마당에 들어서자 정자에 있는 의자에 앉아 손에 염주를 굴리고 있는 할머니가 보였고 명화 아주머니는 옆에서 시중들며 부채질해드리고 있었다.
그리고 한은찬은 할머니 곁에 앉아 방금 따온 연자육을 까고 있었다.
그는 예쁘고 긴 손가락으로 손쉽게 껍질을 벗기고 하얀 연자육을 꺼낸 후, 가운데 숨겨진 씨를 옆의 작은 접시에 넣었다.
“해인이가 그랬어요. 연꽃의 씨는 쓰지만 귀한 약재라고. 열을 내리는 것 말고도 마음의 불안과 불면증을 완화해 줄 수도 있대요.”
한은찬의 목소리는 맑고 부드러웠고 밤바람에 실려 한마디도 빼놓지 않고 귓속으로 날아들어 왔다.
송해인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가갔다.
“할머니.”
그녀가 할머니를 부르자 할머니와 한은찬이 동시에 고개를 들어 쳐다보았다. 하지만 송해인은 한은찬한테 눈길도 주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할머니 쪽으로 걸어갔다.
무시당한 한은찬은 시선을 잠시 멈췄다가 그녀의 가늘고 긴 목 아래 있는 예쁜 쇄골로 흘러갔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한은찬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그렇게 신이 나서 목걸이를 받았으면 자랑하려고 걸어야 하는 거 아닌가?’
문득 몇 년 전에 송해인을 따라 오락실에 갔을 때, 작은 인형을 하나 뽑아 줬더니 그녀는 기쁜 나머지 바로 가방에 매달고 어딜 가든지 끼고 다니며 무척 좋아하던 생각이 났다.
‘하찮은 인형 하나에 열흘 넘게 기뻐하더니 비싼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줬는데 왜 오히려 차갑고 썩은 표정이지?’
한은찬은 약간 짜증이 났고 방금 깐 연자육 한 알을 입에 던져 넣고 씹으니 달콤함과 동시에 씨의 쓴맛이 느껴졌다.
그는 쓴맛을 좋아하지 않아 원래 찌푸렸던 눈썹을 더 깊이 찌푸렸다.
“해인이 왔구나, 얼른 와서 앉아!”
할머니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송해인의 손을 잡아 옆에 앉혔다.
한은찬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금방 깐 연자육을 자그만 접시에 조금 덜어 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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