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자기와 존 박은 아무런 인연도 없는 사이였다. 게다가 한씨 가문은 어쨌든 이름난대가문인데 존 박이 그렇게까지 매정하게 한은미를 차단하다니, 그건 한씨 가문
찍히는거와 다름없다.
오로지 그 영상 하나 때문에?
비지니스 세계에서라면 어디까지나 이익이 우선이다. 한은미를 그렇게 쉽게 끊어낸다는건, 존 박 답지 않은 섣부른 결정이었다.
그러니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가 뭔지 송해인은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보이지 않는 어떠한 손이 그를 은근히 지켜주는 듯한,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 스멀스멀 가슴에 번져왔다.
별장에 돌아와 송해인은 유현숙이 없는 틈을 타 부엌 한구석에 몰래 CCTV를 설치했다. 시간을 확인하니, 준서와 진희가 곧 학교에서 돌아올 시각이었다.
송해인이 들고 온 초밥과 디저트를 식탁 위에 올려두자마자, 밖에서 차 소리가 들려왔다.
애들이 돌아왔다.
한은미에게 맞은 뺨이 아직도 부어 있었기에 송해인은 긴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넘겨 가렸다, 아이들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였다.
현관문이 열리자, 준서와 진희가 먼저 들어왔고, 한은찬이 뒤따라 들어왔다. 그의 얼굴은 싸늘하게 굳어 있었다.
송해인은 단번에 짐작할 수 있었다. 한은미가 이미 고발했을 게 뻔했다. 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안보이는척 하는데 그냥 안 본 거로 하면 되니까.
“준서야, 진희야. 다녀왔어?”
송해인은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엄마가 너희를 위해 아주 맛있는 초밥이랑 디저트를 준비했단다. 테이블에 있으니까, 준서야 네가 동생 손 씻기고 데려와서…”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은찬이 낮은 목소리로 말을 가로챘다.
“준서야, 먼저 동생 데리고 서재에 가서 피아노 연습하고있어. 아빠는 엄마랑 얘기할 게 있어.”
송해인의 입가에 미소가 사라졌다.
진희는 불만 가득한 눈빛으로 송해인을 째려보더니, 고개를 홱 돌리고 갔다. 준서는 두 걸음 뒤에서 걱정스러운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돌아오는 길에 아빠가 고모 전화를 받았는데 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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