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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그 자료들은 분명 한은찬이 직접 임지영에게 넘겨줬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개인적으로 따로 정리해야 할 문제라서 송해인은 하시윤에게 굳이 얘기하지 않았다. 그런 일로 하시윤의 귀를 더럽히고 싶지 않았으니까. “임지영은 내 연구를 토대로 조금은 변화를 줬더라고요.” 송해인은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양심이 있는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다 베끼진 않았더라고요.” “그럼 임지영 실력은 어느 정도예요?” 하시윤은 못마땅한 기색으로 물었다. 송해인은 컴퓨터 화면에 뜬 데이터 자료를 보며 담담히 말했다. “나 고등학교 1학년 때쯤 수준이에요.” “풉.” 하시윤은 속이 다 시원했다. 방금 송해인이 툭 내뱉은 그 한마디, 그 여유로운 태도에 완전히 반해버렸다. 이게 바로 청진대에서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 송해인이었다. 두 사람은 몇 마디를 더 나눈 뒤 통화를 마쳤다. 컴퓨터를 끈 송해인은 잠시 눈빛이 흔들리더니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아까 하시윤에게 굳이 말하지 않은 게 하나 있었다. 임지영이 내놓은 성과 자체는 평범했다. 연구 실력도 그저 보통 연구원 정도인데도 데이터만큼은 놀라울 정도로 정밀하고 깔끔했다. 솔직히 그녀가 직접 했다고 해도 이 정도 수준은 쉽지 않았다. 송해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건 절대 임지영의 능력으로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가 아니었다. 누군가 뒤에서 돕고 있는 게 분명했다. 곧바로 떠오른 이름은 한은찬이었다. 그는 원래 데이터를 다루는 데 능했다. 대학 시절, 친구들과 함께 정부 주도의 군사 프로젝트를 맡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틀 정도 도우러 간 송해인은 한은찬의 데이터 분석 실력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 송해인의 입술 끝이 씁쓸하게 비틀렸다. 예전에 그녀가 쓰러질 만큼 바빠도 한은찬은 단 한 번도 도와주겠단 말을 꺼낸 적이 없었다. 물론 그녀도 굳이 도움을 부탁하지 않았다. 그때 송해인에게 있어서 한은찬은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결국 그토록 대단한 한은찬도 다른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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