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소병철은 죄책감으로 일그러진 얼굴로 나를 내려다봤다.
그러더니 수만 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푹 하고 무릎을 꿇고 내 앞에 엎드렸다.
“소정아, 아저씨가 미안하다. 네가 이런 꼴을 겪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내 몸은 이미 한계까지 밀려 있었고 더는 입에서 한 글자도 나오지 않았다.
나는 그저 조용히 눈을 감고 양쪽 눈가를 타고 흐르는 눈물을 그대로 흘렸다.
체육관과 생중계 화면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모두 충격에 사로잡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세상에... 소하린의 친아빠가 무릎을 꿇었어. 그렇다는 건 인신매매범이 진짜 소하린이라는 거잖아.”
“윤소정은 정말 너무 불쌍하네.”
사람들은 하나같이 나를 대신해 분노를 터뜨렸다.
“멀쩡한 사람을 이렇게 사람도 귀신도 아닌 꼴로 짓이겨 놨네.”
“윤소정은 대체 얼마나 소도현을 사랑했으면 이 모든 오해를 혼자 뒤집어쓴 채로 버티고 있었던 거야.”
“역시 진심을 다한 사람만 제일 심하게 버림받는 거지.”
손미향의 얼굴은 피 한 방울 남지 않은 듯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앞으로 달려와 소병철 품에 매달려 울부짖었다.
“당신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우리 하린이가 어떻게 인신매매범이야! 평소에 얼마나 얌전하고 착한 애였는데...”
소병철은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바닥에 널브러진 내 손가락들을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주워 담았다.
기억 추출기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고 어두운 빛이 감도는 또 다른 화면이 스크린 위에 떠올랐다.
화면 속에서 나는 소병철과 마주 앉아 카페에 있었다.
소병철은 깊이 팬 눈 밑으로 피로가 내려앉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한 장의 카드를 내밀었다.
“소정아, 아저씨도 이게 너한테 얼마나 불공평한지 알아.”
“그렇지만... 하린이도 우리랑 20년 넘게 같이 산 딸이야. 아저씨가 눈 뜨고 걔가 미쳐 가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겠니.”
화면 속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숙인 채 탁자 위에 펼쳐진 정신감정서를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짧은 장면 하나로 소씨 가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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