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한편, 서지우는 하승주가 너무도 쉽게 온다고 하자 순간 멍해졌지만 곧이어 기쁨에 휩싸였다.
오늘은 분명 하승주와 안서연의 결혼식 날이었다.
아무리 아기를 핑계로 그를 불러낸다 해도 안서연을 뒤로한 채 그녀에게 오게 만들려면 적지 않은 말싸움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그는 단번에 승낙했다.
그녀가 준비해 뒀던 눈물 젖은 연기도, 간절한 말들도 필요 없었다.
그 사실에 서지우의 심장은 더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이건 혹시 내가 이제 안서연보다 승주 씨의 마음속에서 더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는 뜻 아닐까? 그렇다면 사모님 자리도 머지않아 내 차지가 되겠네.’
게다가 지금 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기는 하승주의 유일한 자식이다.
서지우의 눈빛엔 어느새 반드시 쟁취하겠다는 욕망이 스쳐 갔다.
‘오늘 안서연이 사모님이 되었다 한들 그 자리를 끝까지 지킬 수 있을진 모르는 일이야.’
하승주가 오기 전에 서지우는 서둘러 고급 실크 슬립을 갈아입고 그가 가장 좋아하던 향수를 뿌렸다.
그리고 소파에 요염하게 누워 그를 기다렸다.
문이 열리고 하승주는 문틈 사이로 그녀가 슬립을 입고 소파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의 눈엔 단박에 싸늘한 기운이 떠올랐다.
‘배가 아프다더니, 이건 분명 안서연 곁에서 나를 떼어놓기 위함이었을 거야.’
예전에도 서지우는 종종 이런 수를 쓰곤 했다. 하지만 그때의 하승주는 그녀를 단지 무료한 시간 속의 일시적 위안으로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녀가 순종적이고 그의 기분을 맞춰주기만 하면 약간의 애정과 혜택 정도는 베풀어줄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감히 안서연의 자리를 넘볼 수 있다는 착각을 품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
하승주의 마음속에 아내란 오직 안서연 한 사람뿐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죽음에는 서지우 역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서지우는 하승주의 몸에서 뿜어나오는 서늘한 기운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자신이 곧 사모님이 될 것이라는 환상에 깊이 빠져 있었다.
그가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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