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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심가연은 마스크를 다시 고쳐 쓰고 무너진 마음을 가까스로 추슬렀다. 조용히 휴게실 문을 열고 나서, 그저 눈에 띄지 않고 사라지고 싶었다. 하지만 복도 모퉁이를 도는 순간, 가늘고도 날 선 목소리가 길을 막았다. “심가연 씨, 어디 그렇게 급히 가시나요?” 고개를 든 심가연은 벽에 기대 두 팔을 꼬아 올린 도은아와 마주쳤다. 붉은 입술 끝이 비웃듯 올라가 있었고 눈빛에는 우월감을 감추지 않은 기색이 번져 있었다. “그냥 돌아가려던 참이에요.” 심가연은 최대한 담담히 말했다. 도은아가 짧게 웃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왜요? 직접 보지 않으실래요? 저랑 진성 오빠 약혼식.” 손끝이 가볍게 떨렸지만 심가연은 애써 표정을 굳혔다. “축하드려요. 도은아 씨랑 구진성 씨, 잘 어울리세요.” 도은아의 눈매가 가늘어지고 목소리는 더 낮아졌다. “정말 우리가 잘되길 바란다면 심가연 씨가 뭘 해야 하는지 알 텐데요.”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그만 속이세요.” 말끝이 차갑게 잘려 나왔다. “구재호가 누구 아들인지 제가 모를 줄 아세요? 그 아이는 심가연 씨하고 진성 오빠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잖아요.” 심가연은 온몸이 굳었다. 심장이 귀 뒤에서 쿵쿵 울릴 만큼 빨리 뛰었다. “그리고 따님도 진성 오빠 아이잖아요.” 얼굴에서 혈색이 빠졌다. 심가연은 믿기 힘들다는 눈으로 도은아를 올려다봤다. “다 알고 계셨군요.” 도은아는 팔짱을 낀 채 비웃음을 흘렸다. “알아내는 게 어렵지도 않았어요. 이런 뻔뻔한 경우는 처음 봤지만...” 그녀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심가연 주위를 맴돌았다. 입에서 나온 말은 한 마디 한 마디가 비수였다. “임신했을 땐 진성 오빠가 가진 게 없다고 외면해 놓고 곧바로 임준석 씨한테 시집갔죠. 그러면서 임준석 씨 몰래 해외로 나가 아이를 낳고 병원 기록까지 돈으로 지워 버렸다면서요. 세상을 다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셨어요?” 숨이 막히듯 들이마신 심가연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쳤다. 그날의 두려움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멀리서 아이를 낳고 흔적을 없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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