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세면대에 기대 선 심가연은 위가 뒤집히듯 아파 눈물이 맺혔다. 억지로 넘긴 한약이 목을 태우며 내려간 탓이었다. 물로 씻어내려 해도 헛구역질만 연달아 치밀었다.
“임준석 씨 아이 낳으려고 그렇게까지 해요?”
등 뒤에서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떨어졌다.
몸이 굳은 채 고개를 돌리자 구진성의 짙은 눈빛이 서늘하게 꽂혔다. 그는 한 걸음 떨어져 비웃음을 입가에 걸고 있었다.
심가연은 수도꼭지를 더 세게 틀며 평정을 가장했다.
“구 대표님이 여긴 어떻게...”
목끝의 떨림은 숨기지 못했다.
구진성이 성큼 다가왔다.
“왜요, 임준석 씨가 보면 곤란해요? 나랑 단둘이 있는 걸 오해할까 봐요?”
심가연은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섰다가 차가운 세면대 모서리에 등을 부딪쳤다.
“잠깐 바람 쐬러 나온 거예요. 괜한 오해는 하지 마세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구진성의 손이 턱을 거칠게 틀어 올렸다. 억지로 시선이 맞물렸다.
“언제부터 이렇게 비굴해졌어.”
낮게 깔린 목소리엔 위협이 서려 있었다.
“임씨 가문 비위 맞추느라 별짓 다 하네.”
피가 얼굴로 훅 치밀었다.
“헛소리하지 마세요.”
구진성이 코웃음을 쳤다.
“한약 냄새만 맡아도 토하던 사람이 오늘은 태연하게 한 그릇을 비우다니. 그렇게까지 임준석 아이를 갖고 싶어?”
손아귀가 아프게 죄었다. 몸을 비틀어도 빠져나가지지 않자, 심가연도 끝내 쏟아냈다.
“여긴 임씨 가문 본가예요. 제 일이에요. 구 대표님이 관여할 일 아니에요!”
구진성의 눈빛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정말 가소롭네.”
막다른 데 몰린 심가연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왜 그렇게 간섭해! 그래, 준석이 아이 가지려고 먹었어. 그게 왜! 네가 무슨 상관이야!”
그 순간, 뒤에서 말끔히 가라앉은 목소리가 날아왔다.
“두 분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임준석이었다. 차가운 시선이 두 사람을 스쳤다.
심가연은 그 틈에 구진성을 밀쳐내고 숨을 가다듬었다.
“구 대표님이 정원 꽃이 예쁘다 해서, 잠깐 설명해 드리고 있었어.”
누가 들어도 서툰 변명이었지만 임준석은 따져 묻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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