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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심가연은 옷을 갈아입고 안방으로 들어가 구재호를 살폈다. 막 잠든 아이를 살며시 눕히려는 순간, 문이 열리며 구진성이 들어왔다. 눈이 마주치자 심가연은 고개를 떨궜다. 낮에 임씨 가문 본가에서 오간 거친 말들이 아직 가시지 않아, 공기가 괜히 무겁게 느껴졌다. 그는 말없이 그녀의 손길을 끝까지 지켜보다가 입술을 비죽 꺾었다. “오늘은 남편이랑 둘째 만든다고 또 무단결근하실 줄 알았는데.” 마치 이를 악물고 뱉어낸 듯한 말이었다. 정자에서 도은아와 함께 있던 장면이 스쳐가자, 심가연도 더는 물러서지 않았다. “말씀이 심하시네요.” 목소리는 차가웠다. “월급을 받는 이상 시간은 지켜야죠.” 구진성의 눈빛이 가늘게 좁혀졌다. “임씨 가문에서 받은 분풀이, 여기 와서 푸는 겁니까?” 심가연은 잠시 숨을 고르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 뜻은 아니에요.” 그의 시선이 더 매서워졌다. “그럴 기세면, 함부로 굴던 사람 앞에서 맞서야죠. 예전 같으면 억울한 일은 바로 갚았잖아요. 그런데 시어머니 앞에서는 왜 고개를 숙이는 거죠? 임준석 씨 어머니라서 그냥 참는 겁니까?” 심가연은 그를 올려보다가 끝내 대꾸하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결근을 물고 늘어지더니, 이젠 마치 그녀 편을 드는 것 같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때 안방 문이 살며시 열렸다. 도은아가 들어서자 심가연은 본능적으로 몸을 물려 구진성과 거리를 두었다. “재호는 잠들었나요?” 도은아가 다정하게 묻더니 자연스럽게 그의 팔을 가볍게 끼었다. 심가연은 그녀 손에 들린 구진성의 외투를 흘끗 보고는 낮게 대답했다. “네, 이제 막 잠들었어요.” 도은아는 아기 침대를 확인한 뒤 환하게 웃었다. “그럼 심가연 씨는 먼저 쉬세요. 오늘 밤은 제가 재호를 돌볼게요.” 그 말은 뇌리를 쾅 하고 울리는 망치 같았다. ‘오늘 밤을... 도은아가 안방에서?’ 머릿속에 스친 장면에 손이 저절로 주먹을 쥐었고 가슴은 서서히 갈라지듯 아려왔다. 그녀가 멍하니 서 있자, 도은아의 눈빛에 잠시 불쾌가 스쳤다. 그러나 구진성 앞에서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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