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화
지금 심가연은 정말 당장 갈 곳이 없긴 했다.
“제가 알아서 방법을 찾아볼게요.”
“그럼 아직 방법이 없다는 거네요. 유이는 다음 달이면 교정 수술을 받을 수 있는데 수술이 끝나면 유이랑 호텔에서 몸조리라도 할 거예요? 아니면 다시 심씨 가문에 갈 거예요? 임씨 가문에 가려는 건 아니겠죠?”
구진성은 그렇게 말하며 그윽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심가연을 바라봤다.
“어디도 어울리지 않는 것 같네요.”
그 시선이 너무 뜨거워서 심가연은 괜히 마음이 불안해졌다.
심가연은 주먹을 꼭 쥐고 고개를 숙인 채 한참 고민하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한 달에 집세 얼마예요, 제가 드릴게요.”
“제가 그깟 월세 따위에 목매는 사람으로 보여요?”
그 말이 구진성의 신경을 건드린 듯, 구진성의 목소리는 더 냉랭해졌다.
고개 숙인 심가연은 더더욱 긴장한 모습이었다.
처음 만난 날부터 지금까지 심가연은 구진성이 화내는 게 늘 두려웠다.
“저, 저랑은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 매일 공짜로 살 수는 없잖아요... 안 받으신다면 그냥 다른 집을 월세 내고 들어가도 되니까요.”
구진성은 심가연의 정수리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
2년 만에 다시 보니 이 여자의 사람 열받게 하는 재주는 더 늘어난 모양이었다.
“알았어요.”
사실 왜 굳이 심가연의 말에 맞춰주는지 본인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여자는 눈앞에 두는 게 제일 안전했다.
“심가연 씨 딸이 오래 요양해야 하니까 특별히 할인한 가격으로 해드릴게요. 한 달에 40만 원이요. 됐어요?”
이 정도 고급 아파트를 월세 40만 가격에 입주라니 사실상 무료와 다름없었고 게다가 오래 살 것도 아니었다.
“좋아요, 그럼 먼저 감사드릴게요, 구진성 씨.”
“쳇!”
결국 구진성은 씩씩거리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심가연은 왜 구진성이 화를 내는지 알 수 없었다.
아마 열 때문인지 심가연은 지금 머리가 여전히 무겁고 멍했다.
구진성은 밖에 나와 집으로 가려고 하다가 심가연이 아직 열이 있다는 게 마음에 걸려 결국 소현우를 병원으로 보내 링거가 끝나면 심가연을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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