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구진성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올라가는 입꼬리를 억누르며 심가연을 유심히 바라봤다.
“정말 마음을 굳힌 건가요? 이혼하면 임준석이 쉽게 성한 그룹을 놔주지 않을 텐데요.”
심가연은 코웃음을 치며 아무렇지 않게 면을 휘저었다.
“성한 그룹은 이미 썩을 대로 썩었어요. 임준석이 투자를 빼지 않는다고 해도 심국종의 그 운영 방식으론 망하는 건 시간문제예요.”
구진성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심가연의 말에는 결연함이 묻어 있었고 성한 그룹에 대한 미련조차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구진성은 심가연이 진짜로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니라 뭔가 숨기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구진성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끝내 더 묻지 않았다.
심가연이 말하기 싫어한다면 구진성도 더 이상 캐묻지 않을 것이다.
다만 구진성의 마음속 어딘가에 알 수 없는 결심이 생겼다. 심가연이 어떤 곤경에 빠지더라도 구진성은 심가연의 뒤에 있을 거라고 혼자 다짐했다.
식사를 마친 뒤, 심가연은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며 식탁 위의 그릇을 가리켰다.
“구진성 씨가 치워요.”
구진성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믿기지 않는 듯 물었다.
“제가요?”
“그럼 누가 해요? 제가 요리했으니 구진성 씨가 설거지하는 게 공평하죠.”
심가연은 뻔뻔하게 받아쳤다.
구진성은 심가연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피식 웃더니 기분 좋게 자리에서 일어나 그릇을 치우기 시작했다.
심가연은 구진성의 커다란 등판이 주방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2년 전 그 일들이 없었다면 지금도 이렇게 평온하게 함께 살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바로 그 순간, 심가연의 휴대폰 벨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화면에 뜬 이름을 보자 심가연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발신자는 심국종이었다.
심가연은 잠시 휴대폰을 노려보다가 결국 전화를 받았다.
“심가연, 당장 굴러들어 오지 못해?”
전화 너머 심국종의 목소리는 분노로 가득했고 심지어 떨림까지 섞여 있었다.
“준석이한테서 들었어. 네가 이혼하겠다고 했다더구나. 네가 이런 짓을 해서 성한 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