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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저택 안에는 피아노 선율이 은은히 흐르고 있었다. 거대한 샹들리에가 황금빛을 뿌려내며 홀 전체를 물들였고 그 아래에는 수많은 상류층 여성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강영희는 서른을 갓 넘긴 듯한 젊고 세련된 외모를 유지하고 있었다. 화려한 옷차림에 도도한 기품을 풍기며 지금은 김정숙과 함께 발코니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밤이 깊어가자 강영희가 말했다. “시간이 꽤 늦었네요. 저도 이제 슬슬 돌아가야겠어요.” 그러나 말을 다 잇기도 전에 그녀의 눈에 어떤 그림자가 스쳤다. 발코니 아래쪽에서 한 여인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던 것이다. 순간 강영희의 표정이 굳어졌다. “저 사람은... 누구죠?” “뭐라고요?” 김정숙도 무심코 시선을 따라 내려다보았다. 멀찍이 떨어진 곳, 어둠 속에 숨어 있듯 움직이는 여인이 하나 있었다. 분명 이 저택의 사람이 아닌 듯 어딘가 수상쩍었다. 얼굴은 희미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김정숙은 단번에 알아봤다. 임다영. 감히 연씨 가문의 안주인 자리를 가로챈 여자가 이곳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김정숙은 분노로 얼굴이 달아올랐으나 차마 대놓고 말할 수는 없었다. 이 연회 자리에서 집안 체면을 구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마 새로 들어온 도우미일 거예요. 예절도 모르고 멋대로 돌아다니는군요. 제가 바로 사람을 보내 처리하겠습니다.” 김정숙은 보디가드에게 손짓해 임다영을 잡아 오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강영희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정말 도우미가 맞나요? 이름은 뭐죠?” “도우미 이름까지 제가 어떻게 다 알겠어요?” 김정숙은 짜증스레 대꾸했다. “왜요?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가요?” “아니에요.” 강영희는 서둘러 시선을 돌리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잠시 후, 저택 앞에는 고급 승용차가 도착해 그녀를 태웠고 차 뒷좌석에는 육민우가 앉아 있었다. “오랜만이군요.” 그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강영희는 육민우의 계모였다. 10년 전, 육철수의 본처이자 육민우의 생모가 딸을 잃은 충격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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