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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그 남자는 그렇게까지 그녀를 싫어하고 조금도 얽히고 싶어 하지 않는데 어떻게 배 속의 아이를 인정하겠는가? 연시윤과 백유리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 분명 임다영이 아이를 빌미로 자리를 차지하려는 거라며 연씨 가문의 안주인 자리를 노리고 둘의 행복을 방해한다고 생각할 게 뻔했다. 임다영은 마음을 굳히고 병원 안으로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의사 선생님, 저... 아이 지울게요.” 그녀가 말했다. 의사는 약간 놀라며 물었다. “남편이랑 상의는 했어요?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잘 생각해야 해요. 지금은 약물로도 가능해서 절차는 간단하지만 그래도 몸에 무리가 크거든요. 남편은 같이 안 왔나요?” 임다영은 고개를 숙이며 어색하게 대답했다. “저희는 아직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어요. 게다가 남편은 바빠서... 저 혼자면 괜찮아요.” “알겠습니다.” 의사는 더는 말리지 않고 임다영에게 보고서를 들고 다른 진료실로 가라고 했다. 복도에는 부부나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여럿 기다리고 있었지만 임다영만 혼자였다. 그때, 나이가 좀 있는 여자가 다가와 임다영의 보고서를 흘끗 보더니 말을 걸었다. “아까 검사할 때 봤어요. 혹시 아기한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지우는 거예요?” 임다영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 여자는 슬픈 표정으로 배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저는 아이를 갖고 싶어 한참을 기다렸는데 번번이 실패하다가 이번에야 겨우 가졌거든요. 그런데 기뻐하기도 전에 지워야 한다니...” 그녀는 다시 눈시울을 붉히며 이어갔다. “아직 젊으니까 기회가 또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이번 아이마저 지키지 못하면 다시는 제 아이를 가질 수 없을지도 몰라요.” 그 여자의 정신 상태는 이미 많이 지쳐 있었고 옆의 남편은 그저 달래며 그녀를 끌어안을 뿐이었다. 임다영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평평한 자신의 아랫배를 무심코 쓸어내리던 순간, 조금 전 그 여자의 심정이 이상하게 공감되었다. 그녀는 고아였다. 임씨 가문에 입양된 이후에도 늘 불행했고 원하는 삶을 살지 못했다. 그런 임다영이 꿈꿨던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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