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166화

임다영의 마음은 바닥까지 무너져 내렸다. 밖에서 들려오는 하인들의 수군거림이 귀에 생생하게 들어왔다. 백유리가 얼마나 몸이 약해 보였는지 쓰러지자 연시윤이 얼마나 다급히 달려갔고 그 장면을 두고 사람들은 두 사람을 천생연분이라 했다. 억지로 떼어놓지만 않았다면 원래 함께 있어야 할 운명의 연인이라고 말했다. 임다영이 겨우 방으로 돌아왔을 때 낯선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곧장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윤 오빠...” 백유리의 목소리는 나직하고 약했다. “제가 얼마나 많은 잘못을 했는지 알아요. 오빠를 속였어요. 그러니 차라리 저를 죽게 놔둬요...” 하지만 연시윤의 목소리가 단호하게 끊어냈다. “쓸데없는 소리하지 마. 내가 널 죽게 두지 않아.” “오빠는 저를 용서할 수 있겠지만 임다영 씨는 여전히 저를 원망할 거예요. 그때 내가 질투에 눈이 멀어서...” 곧 이어진 연시윤의 말이 임다영의 가슴을 깊이 파고들었다. “유리야, 네가 손을 대지 않았다 해도 내가 가만히 두지 않았을 거야. 지금 모든 건 오직 할머니 때문에 임다영이 곁에 있는 거야. 할머니께서 반년 남짓밖에 남지 않으셨으니 그동안만 임다영이 필요할 뿐이야. 앞으로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너야. 괜한 일에 손 더럽히지 마.” 그러다가 연시윤은 잠시 뜸을 두더니 덧붙였다. “그리고 난 이미 임다영에게 약속을 해둔 게 있어. 그것도 어떻게 보면 일종의 보상이지.” 연시윤이 차갑고 냉정하게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임다영의 심장을 찍는 듯했다. 머릿속이 쿵 하고 울리며 더는 견딜 수 없어 전화를 끊어 버렸다.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임다영은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졌다. 배를 쓰다듬으며 안에 자라나는 생명을 느끼자 조금 전까지의 생각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연시윤이 할머니를 위해서라면 아이를 지켜 줄 거라 믿고 털어놓을 뻔했지만 이제는 확실히 알게 됐다. 연시윤은 끝내 임다영의 존재를 용납하지 않을 사람이었고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라면 임다영을 절대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