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송혜연이 눈물을 훔치며 자리를 떠났다. 진이한이 습관적으로 송혜연을 남기려고 손을 내밀었다가 당장에 포기했다.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진이한은 멀어지는 송혜연의 뒷모습을 보고도 입술을 꽉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됐어. 그냥 이대로 내버려두자.’
진이한은 이참에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잘 생각해 보기로 했다.
...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3년이 훌쩍 지났다.
경인 공항, 비행기가 하늘에 하얀 선을 그리며 날다가 착륙 준비에 들어갔다.
떠들썩한 도착 층, 얇은 셔츠 원피스를 입은 민아진은 꽁꽁 싸맨 사람들 속에서 유난히 눈에 띄었다.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인파를 따라 공항을 나서던 민아진이 참다못해 이렇게 중얼거렸다.
“경인시는 왜 여름인데도 이렇게 추워? 어디 옷 갈아입을 만한 곳 없나? 이대로 있다가는 얼어죽겠네...”
옆에 선 남자가 이 말에 웃음을 터트리며 외투를 벗어 민아진에게 걸쳐줬다.
“올해 유난히 춥다고 했지? 말할 때는 안 듣더니 쌤통이다.”
남자의 온기가 남은 외투는 민아진의 몸을 따듯하게 잘 감싸줬다. 민아진은 입을 뻐끔거리며 무슨 말을 하려다가 결국 침묵을 선택했다. 일단 지금은 신세를 졌으니 하고 싶은 말이 많아도 참아야 했다.
주연호가 자연스럽게 민아진의 손에 들린 캐리어를 받아 들더니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 다만 민아진은 몇 걸음 걷지 못하고 자리에 멈춰 섰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 잠깐만 기다려.”
민아진이 이 말만 남기고 화장실로 걸어갔다. 다시 나왔을 때 밖에는 한 사람 더 서 있었다. 까만 트렌치코트를 입고 벽에 기대선 남자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민아진이 별다른 생각 없이 그 남자를 지나치려는데 옆에 가만히 서 있던 사람이 갑자기 몸을 돌렸다. 그러자 더없이 익숙한 얼굴이 민아진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진이한이었다.
“역시 네가 맞았네.”
진이한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민아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만아진에게 다가서지는 않았지만 앞을 막고 있어 자리를 떠날 수가 없었다.
침묵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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