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화
이번엔 타깃이 정찬수가 되자 송가빈은 얌전히 머리를 숙이고 모르는 척했다.
한 명은 상사, 한 명은 모시는 신이니 둘의 의견이 일치한다면 그녀는 잠자코 따르면 그만이었다.
정찬수는 예리한 눈썰미로 유인아의 손에 든 초대장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유인아 씨도 고씨 가문 백일잔치에 가나요?”
“네, 고씨 가문과 비즈니스 거래가 있는데 그 댁 귀한 손자 백일잔치면 제가 꼭 가서 축하해야죠! 정 대표님도 간다는 뜻으로 들리네요?”
정찬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외할아버지 부탁으로 어르신께 축하 인사드리러 가요. 그럼 유인아 씨, 제 차로 가실래요?”
유인아는 잔뜩 기뻐하며 말했다.
“그건 너무 민폐 같은데...”
“본인도 말씀하셨다시피 우리 호텔의 큰 고객이니까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해 드려야죠.”
“그렇다면 거절하지 않을게요. 대표님께서 절 데려다주시면 오늘 체면이 제대로 서겠어요. 하하.”
송가빈은 두 사람이 즐겁게 대화하는 것을 듣고 마음속으로 조금 안심했다.
“정 대표님, 그럼... 앗!”
상대가 차 키를 던지자 송가빈은 허둥지둥 받았다.
“옷 갈아입고 와요. 나랑 유인아 씨는 주차장에서 기다릴게요. 유인아 씨가 운전기사로 콕 집어 지목했으니 이건 그쪽에 대한 고객의 신뢰예요. 송 팀장은 기뻐해야죠.”
‘그러니까 감사 인사는 네가 받고 일은 나보고 하라고?’
머리가 잘못된 게 틀림없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런 터무니없는 꿈을 꾸겠나.
“어차피 안에 들어가지도 않는데 옷은 갈아입지 않을게요.”
정찬수는 단호한 어투로 명령했다.
“갈아입어요. 파트너가 필요하니까.”
“백일잔치에 파트너가 왜 필요해요? 비즈니스 행사도 아닌데...”
“꾸물거릴 시간 있으면 옷이나 갈아입어요. 어서요. 유인아 씨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
말을 마친 정찬수는 정중하게 안내하는 제스처로 유인아를 먼저 보냈고 두 사람은 그렇게 자리를 떠났다.
송가빈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다지 화려한 옷을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정찬수가 이틀 전에 사준 흰색 해바라기 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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