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1화
정찬수는 정말로 일어나지 않고 송가빈이 들고 있는 컵에 입술을 댄 채 고개만 살짝 돌렸다. 그런데 자세가 영 불안정해서였는지, 물이 그의 턱을 타고 흘러내려 목선을 지나 송가빈의 옷까지 스며들었다.
그녀는 재빨리 휴지를 뽑아 정찬수의 입가와 목을 닦아주었다.
“더 마실래요?”
“아니요.”
“그럼 좀 쉬어요.”
“네.”
마침 그때 정찬혁이 굳은 표정으로 다가왔고 서다인은 그의 얼굴을 보곤 무슨 일인지 감을 잡고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래?”
정찬혁은 송가빈을 힐끗 보더니 서다인의 귀에 대고 말했다.
“박동진이 왔어.”
그러자 서다인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박 대표님이 왜 와? 이번에 나 서경시 쪽 지인들만 불렀고 박 대표님한테는 초대장도 안 보냈어.”
“정씨 가문과 거래가 있어서 특별히 다인 씨의 생일을 축하하러 왔다는데 내가 보기엔 찬수를 찾으러 온 거 같아.”
서다인은 곧장 경계심을 드러냈다.
“찬수는 왜? 설마 따지러 온 거야? 박 대표님이 무슨 자격으로? 자기가 바람나서 여자를 집까지 들이고 아내를 잃은 주제에, 이제 와서 후회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네.”
“그럼 내가 밖에 나가서 볼까?”
“아냐.”
이때 병약해 보이던 정찬수가 갑자기 진지하게 말했다.
“들여보내요.”
그러자 송가빈이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머리 안 어지러워요?”
“나아졌어요.”
“...”
서다인은 코웃음을 쳤다.
“그래, 오히려 잘됐네. 어차피 언젠간 마주칠 거였는데 오늘 확 터뜨리고 말지. 그러면 앞으로 가식 떨 일 없잖아.”
정찬혁은 송가빈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가빈 씨, 혹시 동진이가 보기 싫으면 내가 뒤쪽 휴게실로 데려다줄까요?”
“잘못한 사람은 박동진인데 제가 왜 피해야 하나요?”
송가빈의 반응에 서다인은 그녀가 대단하다는 듯 눈빛을 반짝였다. 그리고 정찬수를 보며 말했다.
“네가 나한테 붙여준 별명, 조만간 주인을 바꿔야 할 거 같은데?”
잠시 후, 웨이터가 박동진을 데리고 들어왔고 그는 고급스러운 작은 쇼핑백 하나와 꽃다발을 들고 싱글싱글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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