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9화
이 말에 정찬수는 짜증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아직 이혼 절차도 안 끝냈는데, 내가 어떻게 고백해? 설령 고백한다고 해도 가빈이가 승낙하겠어?”
“그럼 어떻게 할 거야? 그냥 이렇게 질질 끌기만 할 거야?”
정찬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천천히 해야지.”
“형, 짝사랑한 지 15년이 째야. 아직도 천천히라는 말이 나와?”
정찬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데?”
서대호는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
“따뜻할 때 해버려.”
그 말에 정찬수는 다리를 들어 그의 엉덩이를 툭 걷어찼다.
“꺼져, 이 새끼야.”
“어? 일어나셨네요?”
두 사람은 동시에 놀란 눈으로 돌아봤다.
간호사가 송가빈을 데리고 돌아왔고 그녀는 정찬수의 각종 신체 데이터를 확인하며 조용히 말했다.
“혈압과 심박수 모두 정상이에요.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어디 또 불편한 데 있으세요?”
정찬수는 머리를 감싸 쥐며 말했다.
“간호사님, 여전히 어지러워요.”
“그럼 잠시만 기다리세요. 뇌 CT 촬영하러 가실 수 있게 안내해 드릴게요.”
“네.”
송가빈은 한 뭉치의 서류를 들고 돌아오며 얼굴이 굳어 있었다.
오늘 생일 파티에 참석해 공짜로 밥이나 먹을 생각이었는데 밥은커녕 드라마 한 편 찍은 것도 모자라 돈까지 내야 했다.
부하 직원이었다면 이 돈을 낼 필요 없이 정찬수가 깨어나거나 정찬혁이 오면 그때 정산하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간호사는 방금 발생한 비용 명세서를 출력하며 그녀에게 100만 원을 미리 내라고 했고 추가나 환불은 나중에 정산하겠다고 했다.
정말이지 여자 친구로서 혜택은 하나도 못 받고 의무만 떠안고 있었다.
“운전기사”는 그녀가 돌아오자 재빨리 일어나 깍듯하게 불렀다.
“송가빈 씨.”
송가빈이 물었다.
“운전하는 게 그렇게 힘드신가요?”
운전기사를 비꼬는 게 아니라 다만 아까 다리를 꼬고 흔들던 모습이 영 평범한 운전기사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찬수가 먼저 설명했다.
“형수님의 친동생, 서대호야.”
‘그럼 이 사람도 재벌 집 도련님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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