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화
“어딘지 알아. 따라와.”
송가빈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손목이 단단하게 붙잡혔다.
정찬수의 걸음은 점점 더 빨라졌고 송가빈은 그에게 끌려 거의 달리다시피 따라가야 했다.
그러다 갑자기 정찬수가 걸음을 뚝 멈췄다.
송가빈은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그의 단단한 등에 그대로 부딪치고는 코를 움켜쥐며 투덜거렸다.
“갑자기 왜 그러는 거예요?”
다음 순간, 이유를 알았다. 박동진이 두 사람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정찬수가 낮게 중얼거렸다.
“어떻게 우리가 이 비행기를 탈 거라는 걸 알았지?”
그리고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경계하며 물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온 거야?”
박동진이 덤덤하게 답했다.
“그거야 어젯밤부터 줄곧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설마 모든 항공편마다 가빈이가 타는지 일일이 확인한 거야?”
“그건 아니고 사설탐정을 고용해서 가빈이 항공권 구매 기록을 확인했지. 그리고 너희 둘이 비행기를 탄다는 걸 알아낸 거야.”
그의 시선이 정찬수 뒤에 숨은 송가빈을 향했다.
“가빈아. 나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
송가빈이 눈살을 찌푸렸다.
“날 기다려서 뭐 하려고?”
“내일이 바로 우리 이혼 숙려 기간이 끝나는 날이잖아. 그래서 널 여기서 기다린 거야. 돌아가지 못하게.”
그 말에 송가빈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눈치챈 건가?’
하지만 자신은 분명 소행성 계약 건이라고만 말했으니 그가 의심할 이유가 없을 거라 여겼다.
정찬수는 묘하게 굳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박동진이 말을 이었다.
“두 사람 계획도 알고 있어. 시간차를 두고 정찬수를 내 대리 변호인으로 세워서 나 대신 이혼 서류를 처리하려는 거잖아.”
송가빈이 물었다.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
“서경시 오기 며칠 전부터.”
“그때 내가 당신한테 서명하라고 준 위임 계약서를 본 거야?”
“아니.”
“그럼 어떻게...”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박동진이 성큼 다가왔다.
그는 정찬수를 피해 송가빈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정찬수가 앞으로 나서서 길을 막았다.
“방은호가 배신했구나. 맞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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