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1화
“쥐야.”
정찬수가 송가빈의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달랬다.
“괜찮아. 도망갔어.”
몇 년 만에 다시 돌아온 고향이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 지금 이렇게 변해버린 걸 보니, 송가빈의 가슴은 설명하기 힘든 아픔으로 먹먹해졌다. 아빠와 엄마가 정성을 다해 운영하던 호텔이 이렇게 낡고 지저분하게 망가질 줄이야.
정찬수가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어쩐지 레이징 호텔이 이명훈 아저씨 손에 넘어가도 장사가 안 된다 했지. 호텔에서 가장 중요한 게 청결인데 이런 위생 상태로 손님이 오겠어?”
입 밖으로는 굳이 말하지 않았지만 지금의 레이징 호텔은 그저 홍안 무도장 간판만 떼어내고 대신 호텔 이름만 걸어둔 것에 불과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손대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송가빈도 한눈에 알아봤다.
“아저씨도 돈이 부족했을 거예요. 호텔을 전체적으로 리모델링하려면 돈이 꽤 들어가니까요.”
정찬수는 그녀를 보호하듯 곁에 두고 천천히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바닥 타일에 기름때 같은 게 끼어 있어 신발 밑창이 끈적거렸고 객실 복도 곳곳에 야한 여자 사진과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가 널브러져 있었다.
송가빈은 기억을 더듬어 1층 가장 안쪽의 한 방 앞에 멈춰 섰고 정찬수가 물었다.
“여기서 살았던 거야? 어릴 적에?”
“네.”
정찬수는 썩어가는 나무문을 밀어보았는데 그것은 삐걱대며 먼지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그러자 그는 송가빈을 뒤로 물리며 말했다.
“조금 떨어져 있어.”
“왜요?”
쾅.
발길질 한 번에 이미 위태롭게 매달려 있던 문짝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뭐 하는 거예요!”
“아저씨가 이 방 열쇠는 안 줬더라고. 이게 더 빠르지.”
송가빈이 들어가려 하자 정찬수가 팔로 막았다.
“내가 먼저 들어가 보고 문제 없으면 부를게.”
아까 쥐가 튀어나왔던 기억에 송가빈은 인상을 찌푸린 채 고개를 끄덕였다. 정찬수는 성큼 안으로 들어섰고 잠시 후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 들어와.”
안으로 발을 들이자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송가빈은 코와 입을 가리며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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