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송가빈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이봐요, 왜 갑자기 이런 난리를...”
“왜 이런 난리를 부리는 거냐고요? 나 진작에 미쳐야 했어요!”
정찬수는 고개를 홱 돌리며 버럭 화냈다.
정찬수가 이렇게까지 화를 낸 건 처음이었다.
예전에는 둘이 티격태격 싸우는 게 일상이었지만 정찬수는 늘 장난스럽고 여유 있는 얼굴이었고 이렇게 정색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송가빈은 그런 정찬수가 좀 무서웠다.
송가빈은 정찬수를 남자로 인식한 적이 거의 없었지만 이 순간 문득 사람이든 동물이든 수컷이라는 생물이 진심으로 화를 내면 그 위압감이 꽤나 공포스럽다는 걸 깨달았다..
정찬수도 본인이 지나쳤다는 걸 느꼈는지 심호흡을 몇 번 하며 감정을 추스르고는 천천히 차 시동을 걸었다.
송가빈은 조심스럽게 다시 물었다.
“지금 저를 어디 데려가는 거예요?”
“우리 집이요.”
“네?”
“송가빈 씨가 지금 시훈시에 있는 어떤 호텔에 묵어도 박동진은 바로 송가빈 씨 방 앞까지 들이닥칠 수 있을 거예요.”
송가빈이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박동진처럼 권력 있고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송가빈이 투숙만 해도 바로 정보가 넘어갈 것이다.
“진심으로 그 사람을 피하고 싶으면 며칠 내 집에 숨어 있는 게 나을 거예요.”
“그럼 정 변호사는요? 정 변호사도 집에 같이 있어요?”
정찬수는 송가빈을 흘겨보며 아니꼽게 대꾸했다.
“우리 집에 게스트룸이 있어요. 저는 아직 그렇게 절박하진 않거든요?”
송가빈도 똑같이 흘겨보며 받아쳤다.
“아니,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몸매가 괜찮아 다른 남자를 잘 피해야 한다며 귀띔했잖아요? 사람이 왜 그렇게 모순된 모습을 보이죠?”
“색즉시공을 몰라요?”
“이봐요, 저 얼굴도 몸매도 되는 여자예요. 공은 뭐가 공이에요?”
“공보단 약간 무게감 있는 건 인정하죠.”
정찬수가 시훈시에 사는 집은 강이 보이는 고급 펜트하우스였다.
270도 파노라마 뷰에 멀리 요동치는 바다가 흐릿하게 보이고 노을빛이 금가루처럼 흩뿌려져 있어 위치도 외관도 전부 대박이었다.
이제야 송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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