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화
송가빈은 그날 일을 떠올리자 후회가 밀려왔다.
차라리 그때 양유정에게 호텔로 돌아가지 말고 계속 촬영장에 머물라고 해야 했다.
정찬수는 손을 들어 송가빈의 미간을 쓰다듬듯 눌렀다.
“지금 그 문제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송가빈은 의아하게 물었다.
“왜요?”
박동진은 어떤 의미에서는 송가빈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박동진은 송가빈이 가장 아끼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어디가 약점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지금 당장은 사진으로 협박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위험 요소였다.
정찬수는 송가빈의 마음을 읽고 천천히 안심시켰다.
“그 사진은 언젠가 되찾아서 없애버릴 거야. 지금은 때가 아닐 뿐이니까 조급해하지 마. 반드시 방법은 있어.”
송가빈은 나름대로 인내심이 강한 편이었지만 이 말에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게 언제쯤이죠?”
“지금은 나도 단언할 수 없어. 하지만 그리 멀지 않을 거라는 건 확실히 약속할 수 있어.”
정찬수가 이어서 말했다.
“잘 생각해 봐. 박동진 손에 남은 패는 고작 그 사진뿐이야. 그래서 널 공해까지 끌고 가서 위세를 부린 거고. 가진 게 그것뿐이니 쉽게 소진하지는 않을 거야.”
누구든 포커를 해본 사람이라면 아는 이치였다. 가장 좋은 카드를 일찍 꺼내면 그 판은 이미 진 것이나 다름없다.
송가빈의 가슴을 짓누르던 불안함은 정찬수의 말로 조금씩 가라앉았다.
송가빈도 차분히 상황을 되짚어 보았다.
“대표님 말이 맞아요. 제가 박동진이라도 계획이 어긋난 후에는 더 안전한 기회를 기다렸을 거예요.”
그 생각에 송가빈은 오히려 더 등골이 오싹했다.
한때 가장 가까웠던 사람이 사실은 얼마나 냉혹한 괴물이었는지를 다시 깨닫는 순간 따뜻한 잔조차 뼛속까지 스며드는 한기를 막아주지 못했다.
인간의 어두운 면은 어떤 때는 귀신 이야기보다도 섬뜩하다.
정찬수는 변호사 시절 그런 파렴치한 자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정찬수는 송가빈이 더는 어둠 속에서 자신을 괴롭히지 않도록 그녀가 잔을 내려놓자 곧장 손을 잡았다.
“그만. 이제 그만 생각하고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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