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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흑흑흑... 그 언니가 오빠랑 사귀지만 않았으면 저 진짜 소리쳤을 거예요! 언니 저를 받아주세요!” 정찬수는 그 말을 듣고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아직 알아가는 단계야. 더 노력해야지.” “제가 한몫했죠? 제가 부모님 앞에서 오빠 좋다고 하니까, 두 분이 절 데리고 굳이 이런 자리까지 마련하신 거잖아요. 덕분에 오빠가 언니 손도 잡고.” 정찬수는 한껏 너그러워졌다. “갖고 싶은 거 있으면 바로 링크 보내. 장바구니 싹 비워줄게.” “오예! 예쁜 언니 만세!” 그때 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이번에는 박동진이었다. 정찬수의 표정이 바로 굳더니 전화를 곧장 끊어버렸다. 하지만 박동진은 집요하게 다시 걸어왔다. 어쩔 수 없이, 정찬수는 강수지와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전화를 받았다. “찬수야, 나 지금 시훈시에 도착했어. 준우가 그러는데 네가 가빈이를 데려갔다며? 지금 어디야?” 박동진의 목소리에는 묘하게 나무라는 기색이 섞여 있었다. 정찬수의 기분은 점점 안 좋아졌다. “넌 여기 왜 온 건데? 곧 임수연이랑 약혼하는 거 아니었어? 너희 부모님은 뭐라고 안 해?” 박동진은 난감한 듯 웃었다. “수연이랑 약혼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 마음 진정시키려고 잠깐 그렇게 하는 거지. 뱃속에 애가 있는데 내가 어떻게 그걸 못 본 척하냐.” 정찬수는 냉소적으로 말했다. “그래도 꽤나 마음은 쓰이나 보네. 감정이 아예 없진 않았던 거구나?” 박동진은 조용히 대답했다. “그런 말은 그만해. 내 마음은 가빈이한테만 있어. 우린 형제잖아. 넌 내 마음 알잖아.” “내 생각에는 네가 이제 가빈이 좀 놓아줘야 할 것 같아. 수연이 아기 낳으면 셋이서 잘 살면 되잖아.” “너 지금 진심이야? 내 아내는 가빈이야. 임수연은 약혼녀일 뿐이야. 결혼도 아니고 잠깐 상황을 넘기기 위한 거라고.” 그는 덧붙였다. “정찬수, 너 가빈이한테 너무 적대적이지 않았으면 해. 난 정말 가빈이를 사랑해. 결혼도 아이도 다 가빈이랑만 하고 싶어. 결국 가빈이는 네 형수가 될 사람이야. 네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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