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강변 위로 펼쳐진 불꽃이 연이어 터졌다. 마치 오늘 밤 반강의 하늘 전체를 환하게 밝히려는 듯, 끝도 없이 이어졌다.
송가빈은 그 광경에 잠시 넋을 놓고 있었다. 이렇게 조용히 불꽃놀이를 바라본 게 도대체 얼마 만일까.
‘마지막이 언제였더라...’
아마 대학 시절, 박동진이 디즈니랜드에 데려갔을 때쯤이었을 것이다.
그날 밤, 저녁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그들은 무려 네 시간 넘게 자리를 지켰다. 송가빈은 피곤해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었고 박동진은 외투를 벗어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며 말했다.
“내가 불꽃놀이 시작하면 깨워줄게. 잠깐 내 어깨에 기대서 자.”
하지만 결국, 그날의 불꽃놀이는 거의 보지 못했다. 불꽃이 막 터지기 시작한 그 순간, 박동진이 그녀를 끌어안고 입을 맞췄기 때문이다. 그리고 키스가 끝났을 때 불꽃도 이미 끝나 있었다.
그때 그는 이렇게 말했었다.
“나중에는 아예 너만을 위해 불꽃놀이를 준비할게. 실컷 보게 해줄게.”
송가빈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됐어. 나 하나 보자고 불꽃 터뜨리는 건 너무 낭비잖아. 환경 오염도 심하고.”
여자란 다 그렇다.
입으로는 손사래를 쳐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런 장면을 은근히 꿈꾸고는 한다. 생일도 아니고 기념일도 아닌 날, 그저 기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준비된 불꽃놀이. 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 해준다면 안 설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무슨 생각 해요?”
정찬수의 목소리에 송가빈은 현실로 돌아왔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아니요, 그냥요.”
“기억난 거예요? 박동진이랑 불꽃놀이 본 적 있어요?”
정찬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송가빈은 조금 생각하더니 무심히 말했다.
“글쎄요. 너무 오래 전이라 기억도 잘 안 나네요.”
그때, 그녀의 어깨에 무언가 따뜻한 것이 감겼다. 보니 정찬수가 본인의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덮어준 것이었다.
남녀 사이에서는 자칫 오해를 살 수도 있는 동작이라, 송가빈은 조금 당황한 듯 외투를 벗으려 했다. 하지만 정찬수가 먼저 말을 꺼냈다.
“밤바람 차요. 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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