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화
육진수의 얼굴은 이미 급격하게 어두워지고 있었지만 성주원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소매를 걷어붙였다.
“너 한 번만 더 우리 청난 괴롭히거나 귀찮게 하면 내가 바로 경찰에 신고해버릴 거야. 네가 어떤 개새끼인지 팬들도 다 알게 할 거라고.”
그래도 촬영장이라고 성주원은 주먹을 날리고 싶은 충동만큼은 꾹 참고 있었다.
표정을 일그러뜨리던 육진수는 그런 성주원을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성주원, 너 지금 선 넘고 있어.”
성주원이 대단한 집 자식이긴 했지만 육진수도 그에 못지않은 집안인지라 이런 모욕을 참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성주원은 그의 경고를 무시한 채 오히려 육진수 앞으로 한발 다가가며 코웃음을 쳤다.
“그래, 선 넘었다. 어쩔래?”
진작에 주먹다짐을 하고 싶었는데 육진수가 먼저 저렇게 나와주니 성주원은 흥분하며 허리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육진수는 그에게 응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성주원의 신분을 무시한다 해도 청난이 설인아였기에 그들을 건드리는 건 무모한 짓이었다.
그리고 각광받는 배우로서 이런 공공장소에서 싸움을 하는 건 더더욱 말도 안 됐기에 육진수는 실핏줄이 도드라지도록 주먹을 꽉 쥐며 화를 억누르고는 설인아를 보며 말했다.
“그때 널 믿지 않은 건 내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날 모욕할 필요는 없잖아.”
한층 차분해진 음성은 그가 화해를 청하고 싶어 한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설마 계속 무시하겠어?’
설인아는 이글거리는 육진수의 두 눈을 바로며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육진수, 사람이 체면이라는 게 있어야지.”
조금 풀어졌던 육진수의 표정이 다시 굳어지는 게 눈에 보였지만 설인아는 그를 무시한 채 성주원을 보며 말했다.
“이제 가자.”
성주원이 마지막까지 경고를 날리고 돌아서니 육진수의 분노는 그야말로 극에 달해버렸다.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그는 멀어지는 설인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래, 언제까지 그렇게 당당할 수 있는지 한 번 두고 봐.”
상황이 이렇게 되니 육진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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